통증감각 사람마다 다른 이유

중앙일보

입력

같은 부상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다른 것은 통증감각을 조절하는 단일유전자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조지 울 박사는 19일 사람이 느끼는 통증의 강도는 신경세포 표면에 MU아편수용체로 불리는 분자가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달라지며 이분자의 많고 적음을 조절하는 것은 MU아편수용체 유전자라는 사실이 동물실험과 통증환자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울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아편수용체는 인체내에서 자연분비되는 화학물질로 통증 감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펩타이드와 결합한다고 밝히고 따라서 아편수용체의 수가 많으면 펩타이드가 많아져 통증감각은 줄어드는 반면 아편수용체가 정상보다 적거나 없으면 펩타이드도 줄어 작은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울 박사는 아편수용체 유전자가 아편수용체의 수를 어떤 방법으로 조절하는지를 규명한다면 사람에 따라 통증 민감도가 어느정도인지를 알아내 그에 맞는 통증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외상, 암 또는 관절염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통증 감각 한계를 알아내 그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약물투여를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울 박사는 지적했다.

울 박사는 아편수용체 유전자의 활동 정도가 서로 다른 8종류의 쥐를 유전조작을 통해 만들고 해롭지 않은 정도의 온도와 압력에 이들을 노출시켜 얼마나 빨리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아편수용체 유전자의 활동이 왕성한 쥐는 아편수용체의 수가 많고 유전자의 활동이 약한 쥐는 아편수용체가 적었으며 아편수용체가 적은 쥐는 정상적인 쥐에는 고통스럽지 않은 자극에도 통증반응을 나타냈다.

아편수용체가 전혀 없는 쥐는 아편수용체의 수가 정상인 쥐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의 60%만 가해도 통증반응을 나타냈고 아편수용체의 수가 정상치의 50%인 쥐들은 통증반응의 한계가 정상쥐의 80%로 밝혀졌다.

통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에서는 환자마다 아편수용체의 수가 다르며 그 수의 많고 적음이 통증 감각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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