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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 밀려난 강남을에 박진…"황교안이 김형오 뒤통수 친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교안 대표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22일 미래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박진 전 의원으로 결정된 서울 강남을 공천 과정을 이렇게 평가했다.

공관위는 지난달 27일 강남을에 최홍 후보를 전략 공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달 들어 당 최고위의 공천 재심의에 공관위 반대(12일)→김미균(강남병) 친문 논란에 김형오 위원장 사퇴(13일)→최고위의 강남을 공천취소 의결에 공관위 수용(16일) 순으로 반전됐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2일 이번 총선에서 강남갑 지역구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황 대표와 김형오 전 통합당 공관위원장이 태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2일 이번 총선에서 강남갑 지역구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황 대표와 김형오 전 통합당 공관위원장이 태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최홍 공천 취소’가 결정될 무렵(15~16일) 김 전 위원장은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 등 공관위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복수의 통합당 공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전화통화 등을 통해 “공관위가 황교안 최고위에 흔들리면 안 된다. (최홍 후보 등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한다”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이에 이 부위원장 등 다수가 “공천 마찰로 인한 당 분열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석연 부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김형오 전 위원장이 공천 번복에 대해 상당히 섭섭해했다”며 “나도 같은 심정이었지만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서는 내부가 단결해야 한다고 보고 꾹 참고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정리됐던 강남을 공천이 ‘박진 변수’로 다시 들썩거렸다. 최고위는 지난 19일 박진 전 의원을 강남을에 공천했다. 비슷한 시기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황 대표가 박 전 의원에 대한 비례대표 공천을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정치권에선 “박 전 의원의 지역구 공천에도 황 대표의 입김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강남병에 공천했던 김미균 현 시지온 대표에 대한 추천을 철회했다. 동시에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왼쪽은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 [중앙포토]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강남병에 공천했던 김미균 현 시지온 대표에 대한 추천을 철회했다. 동시에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왼쪽은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 [중앙포토]

이에 이석연 부위원장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 쪽에서 어떤 부탁도 없었다.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며 “공관위원들이 정병국 의원과 박진 전 의원을 놓고 표결해 4대4로 나뉘었고 내가 정무적으로 판단했다”고 결정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는 이유 중에는 이들 간 지역구 연연도 작용한다. 부산 영도가 지역구였던 김 전 위원장은 18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은퇴했는데 19대 총선 때 이곳에 공천을 신청한 게 최 후보였다. 박 전 의원 역시 종로에서 3선(16~18대)을 했는데 지금 황 대표는 종로로 총선 도전장을 냈다.

익명을 원한 통합당 관계자는 “김형오 전 위원장과 그 측근인 최홍 후보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황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인사인 박진 전 의원이 앉은 것”이라며 “당에선 ‘김형오에 대한 황교안의 복수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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