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을 착용한 여성을 그린 벽화 앞을 지나는 이탈리아 남성. EPA=연합뉴스
중국 의료진이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더 엄격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탈리아 의료지원에 나선 중국 적십자회(홍십자회) 양후이추안 부총재는 19일(현지시간) 북부 밀라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너무 많은 사람이 여전히 거리에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1차 의료지원팀인 홍십자회 의료진 9명은 지난 13일 이탈리아에 파견돼 환자 치료를 돕고 있다.
양후이추안 부총재는 “여전히 대중교통이 운행되고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호텔에서 저녁을 먹거나 파티를 하고 있다”며 더 강력한 이동제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닌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이탈리아 상황은 중국 우한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하다”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면 모든 경제활동과 주민 이동을 완전히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이탈리아 나폴리 거리. 마스크를 쓰고 오가는 사람들. EPA=연합뉴스
이날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405명으로 중국 3245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는 4만1035명으로 하루 새 5322명 늘어나 4만1035명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907명이다.
일각에선 현재의 확산 속도라면 누적 확진자 역시 한 달 뒤 중국 수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령과 휴교령 등을 발효했으나 준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줄리오 갈레라 보건부 장관은 출·퇴근시간대 지하철이 여전히 승객들로 붐빈다며 “주민 40%는 여전히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다음 달 3일까지 이동제한과 휴교를 연장하고, 조깅 등 야외 스포츠 활동도 금지하는 추가 대책을 도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를 이미 경험한 중국에 의료 지원을 요청했다. 중국 1차 의료지원팀은 이탈리아로 건너가 이탈리아 주요 감염지인 북부에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2차 의료지원팀 10명을 밀라노로 추가 파견했다. 일부 외신은 중국이 총 300명 규모의 의료진을 이탈리에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중국은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등을 이탈리아에 지원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