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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공급 숨통 틔운다,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 25% 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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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정부가 19일부터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홍남기 외환 비상계획 1단계 가동 #시장에 50억~100억 달러 공급 추산 #고속버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공연 관람료 1인당 8000원 지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은행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규제 한도를 25% 상향조정할 방침”이라며 “이번 조치가 외화자금 유입 확대를 유도함으로써 외환 스와프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한도는 40%에서 50%로, 외국은행 국내 지점은 200%에서 250%로 늘어난다. 외환 스와프 시장은 금융기관이 자본 거래에 필요한 외화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급격한 자본 유입과 단기 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2010년 10월 도입됐다. 선물환 포지션은 선물 외화자산에서 선물 외화부채를 뺀 것인데, 여기에 자기 자본 대비 상한을 설정한 것이다. 선물환 포지션을 확대한 건 2016년 7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달러 당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한도를 늘렸다. 외국인은 대책이 발표된  18일까지 주식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 당 원화가치는 1245.7원을 기록하며 2010년 6월11일(1246.1원) 이후 가장 낮았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현재 선물환 포지션 한도인 40%에 근접한 일부 은행과 200%에 근접한 외은 지점들이 있다”며 “그런 기관을 중심으로 포지션 한도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외국인의 주식시장 순매도 규모가 늘어나면서 지난주 후반부터 스와프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났다”며 “이번 조치로 스와프 시장 불균형이 일시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준비해온 컨틴전시 플랜의 첫 번째 단계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50억~100억 달러가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외환 스와프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난 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 달러다. 규모로 세계 9위 수준(지난 1월 기준)이다.

금융 시장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한·미 통화 스와프라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2008년에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한·미 통화스와프를 맺을 경우) 든든한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을 내놨다. 고속버스 등에 대해선 한시적으로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준다. 승객이 50% 이상 급감한 노선의 경우 일시적으로 운행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관광업에 대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를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관광기금융자상환의무 유예 대상 금액 한도를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각각 2배 확대해 긴급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연 분야와 관련해선 예술단체 공연제작비 지원, 1인당 8000원씩 관객 관람료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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