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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터져도 응원한다”는 조국 수호 ‘개국본’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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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개국본 대표(왼쪽)가 지난해 10월 16일 '시사타파TV' 유튜브 방송에서 김남국 변호사와 서초동 집회에서 쓴 회비 정산 방송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종원 개국본 대표(왼쪽)가 지난해 10월 16일 '시사타파TV' 유튜브 방송에서 김남국 변호사와 서초동 집회에서 쓴 회비 정산 방송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를 주최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현 개혁국민운동본부ㆍ개국본)가 4억원대 보이스피싱 피해를 숨긴 채 모금을 해왔다는 12일 본지 보도에 인터넷 댓글이 5000여개 달렸다. “정확히 수사해야 한다”며 후원 계좌 운영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경기 안산 단원을 지역구에 전략 공천한 김남국(38) 변호사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그는 개국본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경찰에 신고한 지 일주일 뒤 이종원(47) 개국본 대표와 함께 ‘시사타파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회비를 집회에 투명하게 썼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에 대해선 “‘피싱 사실을 알고도 방송을 진행했는지 답할 수 없다’는 후보자를 공천해선 안 된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양홍석 전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개국본이) 보이스피싱을 가장했다면 돈 낸 사람들은 ‘조국 피싱’을 당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개국본을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개국본 지지자 반응은 정반대였다. 개국본 인터넷 카페 회원은 7만여명 수준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중앙일보 보이스피싱 기사에 대한 입장입니다’란 제목의 공지글에서 “회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향후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면서도 “바로 밝히지 못한 건 경찰과 금감원 수사 중인 사건이라 결과가 나오면 공개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그 누구보다 투명하게 한 푼도 헛되게 집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회원분께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공지글에는 “자책하지 말라. 어떤 일이 있어도 응원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200여개 달렸다. “가짜 뉴스라 믿을 수 없다”라거나 “누구나 실수는 한다. 비싼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자”는 댓글도 달렸다.

개국본 후원 계좌 운영은 과거에도 물의를 빚었다. 조 전 장관 지지자 사이에서도 이 대표가 시사타파TV를 운영하면서 집회 후원 계좌와 개인 유튜브 후원 계좌를 함께 공지하는 등 혼동을 주고 후원금을 투명하게 쓰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공지영 작가는 지난해 10월 개국본이 집회 장소를 여의도로 옮기자 페이스북에 서초동 촛불 집회 후원금 모금 글을 링크한 뒤 “윤석열 수사하라고 했다고 민주당도 외면하는 집회, 회계 투명 공개하고 나중에 빌딩사고 벤츠 사는 일 없다”라고 적었다. 자신이 지지하는 집회는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개국본 집회를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 차량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다. 개국본은 서초동ㆍ여의도 집회 직후에 서울 상암동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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