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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집단 감염' 코리아빌딩, 폐쇄 조치에도 뒷문은 개방

중앙일보

입력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입주자들이 뒷문을 통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입주자들이 뒷문을 통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40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코리아빌딩이 일부 폐쇄됐다. 서울지역 최대 집단감염 사례가 나온 빌딩이지만 오피스텔이 위치한 특성상 전면 폐쇄는 불가능하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10일 빌딩 정문을 비롯한 출입구에는 건물 폐쇄 공고문이 붙었다. 건물 11층에 입주한 콜센터 업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했으며 빌딩 1~12층을 폐쇄한다는 내용이었다. 폐쇄 기간은 9일부터로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1층 편의점과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등은 불이 꺼진 채 굳게 잠겨 있었다. 콜센터와 다른 층 사무실에 근무한 시민은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왔다”며 “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재택 근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 6층에 선거 캠프를 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역시 사무실이 폐쇄되면서 검사가 마무리되고 이상이 없을 경우 다른 곳에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입주자들이 뒷문을 통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입주자들이 뒷문을 통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빌딩 뒷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1층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던 시민들은 비가 오는 날씨 탓에 열린 뒷문을 통과해 건물 내 로비에 줄을 섰다.

빌딩 관리사무소 측은 오피스텔 거주자 출입을 위해 뒷문은 계속 열어놓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구로구는 해당 빌딩의 사무실 공간은 폐쇄 명령을 내렸으나 오피스텔은 포함하지 않았다. 빌딩에는 13~19층까지 140가구의 오피스텔이 있다.

엘리베이터도 정상 운행 중이다. 해당 건물의 5개 엘리베이터 중 하나는 저층부만 운행하지만, 나머지는 짝수‧홀수 층으로 나뉘어 있다. 17층에 거주하는 오피스텔 주민은 11층 콜센터 직원들이 탔던 엘리베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있는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해당 건물에 임시 폐쇄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있는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해당 건물에 임시 폐쇄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오피스텔 거주자들에게 전날 저녁 전체 문자를 보내 이왕이면 들어오지 말라고는 했으나 집에 오겠다는 사람을 강제로 막을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구로구 보건소 관계자 역시 “거주 지역에 살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자발적으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고, 자가 격리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집단 거주지가 전체 격리된 건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가 유일하다. 대구시는 이 아파트 전체 입주민 139명 중 94명이 신천지 교인이며 이 중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자 아파트를 코호트 격리했지만 9일 해제했다.

이날 오전까지 지방자치단체별로 발표한 구로구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종합하면 최소 4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콜센터 직원과 교육생 207명 중 대부분이 아직 검사 결과를 받지 못했으며 거주 지역도 제각각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구로구 콜센터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대규모로 뚫렸다’ ‘전방위적으로 확산한다’는 판단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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