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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2조원’ 코로나 덕에 몸값 급등한 中 기업가

중앙일보

입력

유치원·학교 줄줄이 개학 연기

학교 알림장 앱 등 맞춤 서비스 도입

온라인교육주 ‘강세’ 마감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테마주가 급부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온라인교육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전국에서 유치원과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고 학원도 휴원에 돌입한 영향이다. 중국의 상황도 다를 바 없다. 각 지역 교육기관들은 개학을 연기하고 학생들에게 집에 머물기를 권고했다. 개강을 미루지 않은 대학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교육 사이트의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덕분에 관련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신둥팡(新东方)과 함께 중국 사교육 업체의 양대 산맥인 ‘하오웨이라이(好未来; TAL)'도 마찬가지이다.

하오웨이라이(好未来) 로고 [사진 하오웨이라이(好未来)]

하오웨이라이(好未来) 로고 [사진 하오웨이라이(好未来)]

지난 2월 21일 기준, 하오웨이라이의 시가 총액은 약 352억달러(약 42조8천억원)를 기록했다. 한풀 꺾였던 교육 업체의 주가가 1년만에 급상승하자 CEO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하오웨이라이의 CEO, 장방신(张邦鑫)은 현재 29.7%의 당사 주식과 71.8%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다.

막강한 투표권과 주식 보유율을 계산했을 때 장방신의 개인 자산 가치는 105억달러(약 12조7천억원)이다. 미국 블룸버그의 19년도 수입과 맞먹는 금액이다. 중국의 대표 이커머스 업체 징둥(京东)의 CEO, 류창둥(刘强东)의 자산 가치는 95억달러이다. IT공룡의 CEO 중 한 명인 류창둥의 자산 가치를 뛰어넘은 셈이다.

하오웨이라이(好未来) CEO 장방신(张邦鑫) [사진 신경보(新京报)]

하오웨이라이(好未来) CEO 장방신(张邦鑫) [사진 신경보(新京报)]

중국 대표 흙수저 출신 CEO

장방신은 1980년에 장쑤(江苏)성 양중(扬中)이라는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똑똑했던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성장했다. 가난한 집안에서 본인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장방신에게 큰 부담이었다. 사천대학(四川大学)의 생명공학과에 입학한 후,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한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함이었다.

가난한 집안의 아이가 일찍 집안을 이끈다.(穷人家的孩子早当家)

아르바이트를 겸하면서도 수월하게 대학을 졸업한 장방신은 베이징대(北京大学)생명과학대학원에 진학한다. 당시 장방신은 일곱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다. 대다수의 아르바이트가 ‘과외’였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개인과외 일은 시골에서 상경한 뒷배경 없는 그에게 딱 알맞은 일이었다.

장방신(张邦鑫) [사진 촹예방(创业邦)]

장방신(张邦鑫) [사진 촹예방(创业邦)]

아르바이트에 불과했지만 장방신은 과외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본인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고자 노력한다. 본인의 연구 외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 더 효과적인 교육방법을 위해 아이들을 관찰했고 곧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학생들이 평일에 학교에서 열심히 배우지 않기 때문에 주말에 과외 할 때에도 가르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바로 학생들에게 ‘배우려는 동기(혹은 열정)’이 없기 때문이었다. 장방신은 이제 교육 자체보다 ‘학생들의 공부 열정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왜 공부해야 되느냐’는 숨겨진 의문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 장방신, 그의 교육 방법은 성공적이었다. 학생들의 성과가 크게 향상되었고, 장방신의 실력은 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다.

사스 창궐,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긴 장방신

공부방을 만들어 점점 더 많은 학생들에게 과외를 했던 장방신은 사업에 자신감이 붙었다. 대학 동기와 함께 회사를 차려 과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 때는 바로 ‘사스’가 창궐하던 시기였다. 사람들은 밖에 나가는 일조차 꺼리게 되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장방신은 긍정적이었다. 개인과외 때 온라인에서 질문을 받던 경험을 되살려 공부방 자체를 ‘온라인’으로 옮긴다. '무료 청강, 공개수업, 소수정예 시스템'을 모토로 교육 사업에 집중한다. 2005년 쉐얼쓰(学而思)로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온라인 전문학원기업으로 키워간다.

[사진 China Money Network]

[사진 China Money Network]

뉴욕 상장, 중국 대표 교육업체 등극

교육기업 넘어 IT기업으로 발돋움

장방신(张邦鑫) 하오웨이라이(好未来) CEO [사진 MBA China]

장방신(张邦鑫) 하오웨이라이(好未来) CEO [사진 MBA China]

2007년까지 본인의 전공에서도 발을 빼지 못하던 장방신은 한계를 느끼고 박사 학위를 포기한다. 이후 전력으로 사업에 매진하여 3년 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창업 7년만의 쾌거였다. 중국 내에선 신둥팡 이후 2번째로 미국시장에 상장 성공한 교육 기업으로 정평이 났다. 이 때 장방신의 나이 겨우 30세였다.

상장즈음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투자자를 모색하던 중, 한국 벤처 투자사인 KTB네트워크에게 130억원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도움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2013년, 현재의 사명인 하오웨이라이(好未来; TAL Education)로 변경하고, 중국 전역 대상인 온·오프라인 교육업체로 성장한다.

하오웨이라이는 중국 대표 교육기관 중 하나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 장방신은 2018년 후룬연구소(중국판 포브스)에서 발표한 부자리스트 중 68위에 이름을 올린다. 연이어 2019년 포브스 선정 ‘세계 억만장자 순위 303위’에 선정되었다.

하오웨이라이(好未来) CTO 황옌(黄琰) [사진 하오웨이라이(好未来)]

하오웨이라이(好未来) CTO 황옌(黄琰) [사진 하오웨이라이(好未来)]

하오웨이라이는 2018년에 ‘AI+교육’을 주제로 진행한 학술교류에서 중국 교육 업계 최초로 ‘뇌과학실험실’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하오웨이라이의 CTO 황옌(黄琰)에 따르면 하오웨이라이의 기술 연구개발에 4천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하오웨이라이는 초중등교육에 전념하고 있지만 점차 고등교육 등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교육계를 넘어 빅데이터 기반의 IT기업을 일궈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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