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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체온계 中 수출 늘어…다음 타깃은 면역 강화식품”

중앙일보

입력

김병록 SF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인터뷰

8.8배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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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과 지난해 1월 한국에서 나간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의 수출 액수 차이다. 한국무역협회가 4일 공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의 지난 1월 수출액은 약 7261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달 수출액(830만 달러) 보다 9배 가까이 폭증했다.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에는 마스크 등 섬유로 된 제품이 들어간다. 마스크만 따로 분류한 것은 아니지만, 이 품목의 1월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4.5%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마스크 수출이 급증한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수치다. 한국 정부가 지난달 26일부터 마스크 수출을 제한 조치에 나선 배경이다.

김병록 SF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사진 SF익스프레스코리아]

김병록 SF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사진 SF익스프레스코리아]

김병록 SF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역시 이런 추세가 있다고 본다. 김 대표는 4일 차이나랩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체온계, 의료용 고글 등 의료·구호용품에 대한 대중 수출이 늘었다”고 말한다. 다만 중국 기업으로의 기부 행렬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중국 현지에 공장이나 사무실을 둔 한국 대기업이 직접 쓰기 위해 중국으로 보내는 물량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SF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SF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SF익스프레스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에서 경쟁 회사들을 제치고 매출이 증가한 중국 택배 회사 순펑택배(順豊速運·SF익스프레스)의 한국 법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의 한중 물류 상황을 지켜 본 김 대표는 “당분간 한·중 수출과 수입 물류랑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면역력을 강화하는 건강식품 분야 등에선 교류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병록 대표와의 일문일답.

-코로나 발생 전과 후의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물류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가장 큰 변화는 아이템의 변화 및 특정 물품의 집중 현상이다. 코로나 발생 전에 중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은 기업의 경우, 서류나 제품의 샘플이나 부자재(副資材)였다. 아니면 전자상거래 플랫폼(E-Platform)을 통한 기업용 물류 이동 정도다. 개인은 화장품, 의류, 한류 콘텐트 제품이 주로 이동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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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이후엔 어떻게 바뀌었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감염예방 물품 관련 수출 문의가 급증했다. 기업 고객과 개인 고객 모두 그랬다. 물품으로 보면 마스크나 방호복, 체온계, 의료용 고글 등이 다수였다. 용도는 크게 두 가지다. 중국 내 공장 혹은 협력 기관에 대한 기증 및 기부 성격이 하나다. 구호물품보내기 위한 의뢰가 많았다. 또 하나는 한국 기업의 자체 소비 용도다. 중국 현지에 있는 한국 기업 공장 및 지사에서 현지 직원들을 위해 쓸 물품을 보내는 것이다. 중국에 생산기지가 있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문의가 많았다.”

한국에서 중국 우한으로 보내는 수술용 의료 가운 물품에 한 직원이 응원 메시지를 적고 있다. [SF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한국에서 중국 우한으로 보내는 수술용 의료 가운 물품에 한 직원이 응원 메시지를 적고 있다. [SF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19는 한·중 물류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한국의 대중 수출·수입 규모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항공기 운행이 줄었다. 평소보다 한·중 여객기 노선이 70% 감소했다. 화물기만 일부 운영되면서 배송 물량이 적체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운임 비용도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 중국, 중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물량 규모 전체가 줄었다.”

-중국 내 생산 요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중국 내 공장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맞다. 중국 내 공장이 춘제(春節) 이후 한 달 넘게 운영이 중단됐다. 이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수출 물량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대중 수출 현황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액이 자동차는 16.6%, 디스플레이는 21.8% 감소했다. 중국 내 부품 또는 모듈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F 익스프레스 직원이 체온계로 보이는 물품을 들고 전화를 하고 있다. [SF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SF 익스프레스 직원이 체온계로 보이는 물품을 들고 전화를 하고 있다. [SF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로 기회가 되는 분야는 없을까 
“아마 건강식품의 중국발 수요가 이번 달부터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 그런가
“역시 코로나19 영향이다. 면역력 향상에 좋은 건강기능 식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홍삼 제품 구매액이 평소보다 약 57% 증가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엔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 구매액이 약 15% 늘었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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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시 그럴거란 말인가 
“그렇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건강기능 식품을 포함한 헬스케어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중국의 물류 양상은 어떻게 전개될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물류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이는 두 나라에게 큰 타격이다. 한국의 경우 중국이 지난해 최대 수출국이다. 과거 사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보다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커졌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의 지난해 수출액 4위 국가가 한국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는 양국 기업과 정부가 어떻게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예상도 하게 만든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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