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콜센터 중국행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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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고객상담을 전담하는 콜센터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고임금을 피해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은행 등 서비스 업종에서 콜센터를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5일 "중국에 늦어도 2005년까지 1천여명의 상담인력을 갖춘 콜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현재 베이징(北京)과 중국 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동북 3성의 선양(瀋陽)등을 놓고 후보지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지역에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중국 동포와 한족 등이 많아 인력 충원에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 선발될 상담원들에게는 표준어 구사와 상담기술을 집중 훈련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국내 콜센터의 인력을 현재 수준으로 동결해 전문 상담업무만을 전담케 하고 중국 콜센터에서는 은행 대출금.카드 대금 등의 납부 독촉이나 예금 만기 통보 등 단순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중국 콜센터는 인터넷 전화 회선을 이용할 계획이어서 국제전화(중국의 경우 1분에 9백96원)보다 훨씬 싼 시내전화 요금(3분당 39원) 수준의 통신료만 부담하면 된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다 인건비 차이를 감안하면 중국 콜센터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게 은행 측의 계산이다.

운영 경비의 70%가 인건비로 지출되는 국내 콜센터의 경우 상담원의 월평균 급여가 1백30만원대인 데 비해 중국은 8백~1천위안(약 13만원)으로 국내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은 1999년 서울 보라매공원 인근에 5백명의 상담인력을 갖춘 콜센터를 설치한 뒤 지난해 5월 대전 둔산지구에 1천명 규모의 콜센터를 별도로 신설했다.

◇콜센터(Call Center)=고객의 전화상담을 처리하는 서비스 부서로 다수의 상담원이 한 장소에 모여 걸려온 전화를 받고 고객의 문의나 요구사항을 처리한다.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을 판매하고 만기 안내.연체 독촉 등을 하기도 한다.

은행.보험.신용카드사 등 금융권, 이동전화.홈쇼핑회사 등 고객과 전화 주문.예약이나 상담이 많은 업종의 기업에서 주로 이용한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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