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시장 예측 뛰어넘었다···美 Fed, 금리 0.5%P 인하

중앙일보

입력 2020.03.04 01:49

업데이트 2020.03.04 01:57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적절한 수단과 조치를 앞으로 활용하겠다”고 예고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이뤄진 조치다.

3일(현지시각) Fed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연 1.50~1.75%인 기준금리를 1.0~1.25%로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 그리고 진폭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를 막으려는 선제적 조치로 Fed는 기준금리를 낮췄다.

Fed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늘 그래왔듯이 파월과 Fed는 행동이 느리다”며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 비판한지 하루 만에 Fed의 금리 인하 조치가 나왔다.

Fed가 정례회의가 아닌 임시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선 오는 17~18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금리 인하 역시 0.25%포인트씩 두세 차례에 걸쳐 인하하는 ‘단계적 조치’를 점쳤었다.

하지만 Fed의 결정은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었다. 판단은 빨랐고, 조정 폭도 컸다. 이날 Fed는 임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었고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견은 없었다. 소속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금리 인하에 손을 들었다.

Fed는 이번 금리 인하 조치가 코로나19를 타깃으로 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경제 활동의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Fed는 “이런 상황에서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미국 방송 CNN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팬더믹(Pandemicㆍ전 세계적 감염병 유행)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Fed가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벌써 시장에선 이미 다음 달 Fed가 추가로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Fed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날 FOMC 직후 낸 성명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피해) 상황 변화와 이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경제 지원을 위한 가능한 수단과 조치를 적절히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성명에 담았다. 파월 의장이 이번 금리 인하 조치 나흘 전에 낸 성명과 판박이다.

Fed의 금리 인하 결정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코로나 대응 공조”를 선언한 직후 이뤄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과 산업 현장의 피해가 커지자 주요국 중앙은행과 재무 당국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하지만 Fed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과 맞먹는 대응에 나섰다는 점은 현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도 된다.

3일 일본 도쿄 시내 증시 전광판. 연합뉴스

3일 일본 도쿄 시내 증시 전광판. 연합뉴스

이날 Fed 금리 인하 발표에도 미국 금융시장은 다시 흔들렸다. 3일 오전 11시 21분(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하루 전보다 351.68포인트(1.32%) 내린 2만6351.64로 거래되고 있다. 전날 5.1% 반등했던 데 따른 반사 효과 영향도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피해와 금융시장 충격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시장에 반영됐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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