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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여름휴가'도 앗아갈 듯…유럽에 가장 큰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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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빠져나가 텅텅 빈 이탈리아 로마 시내 나보나 광장. 로이터=연합뉴스

관광객들이 빠져나가 텅텅 빈 이탈리아 로마 시내 나보나 광장.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올여름 휴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 신종 코로나가 완전하게 종식되지 않을 경우, 안전을 위해 여름 휴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세계 관광업계의 손실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4월까지 지속되면 여름 휴가 사라질 것" 

2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여행정보 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의 랄프 홀리스터는 인터뷰에서 "4월까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지속할 경우 여름 휴가를 취소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휴가에 큰 의미를 부여해 쉽게 휴가 여행을 포기하진 않겠지만, 휴가보다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느는 추세"라며 "4월 전에 신종 코로나가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서치업체 '앱솔루트 스트레티지'의 이안 하넷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도 "신종 코로나가 부활절(4월12일)은 물론 여름 휴가까지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해외여행보다는 짧은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 것이고,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이 확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항공연합(IATA)은 올해 신종 코로나로 인해 290억 달러(34조5000억원) 수준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이 가장 큰 타격" 예상 

이 같은 흐름은 특히 관광산업이 GDP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유럽 국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4%까지 되는 만큼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이 '세계 희소질환의 날'을 맞아 분홍빛으로 변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이 '세계 희소질환의 날'을 맞아 분홍빛으로 변했다. [EPA=연합뉴스]

특히 2일 기준 1835명의 확진자와 5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가 가장 큰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유럽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중국 여행객들의 주요 여행지다. 다른 유럽국가로의 길목으로도 통한다. 실제 영국항공(BA)은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로 가는 항공편에 대한 취소 요청이 쇄도하자 일부 항공기 운항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프랑스도 최근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호재를 맞았던 터라 긴장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를 여행한 중국인 관광객은 210만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유럽 당국이 신종 코로나 사태를 빨리 종식하지 못할 경우 지금까지의 관광산업 손실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탈리아 북부, 중국인 8만명 거주 

한편, 최근 유럽국가 가운데 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의 시한폭탄이 된 이유로 이탈리아 내 거주 중인 32만명의 중국인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도이치벨레(DW)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 중국인들은 대부분 섬유 산업에 종사하며 산업 중심지인 북부 지역에 몰려 있다. 이번에 우한 코로나 감염자 60%가 집중된 북부 롬바르디아주(州)에만 중국인 8만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1일 이탈리아 라이겔리아의 한 호텔에서 숨진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시신이 담긴 관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1일 이탈리아 라이겔리아의 한 호텔에서 숨진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시신이 담긴 관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매체는 1980년대부터 주로 저장(浙江)성에서 옮겨 온 중국인들이 저가의 옷감을 중국에서 실어와 옷을 만들며 자리를 잡아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지난 1월 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이들로 인해 이탈리아 북부에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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