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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에 등장한 ‘신천지’…특정후보 연루의혹에 비방·루머 난무

중앙일보

입력

4·15 총선 앞두고…각지서 신천지 논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출입문이 굳게 잠긴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중앙포토] 프리랜서 장정필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출입문이 굳게 잠긴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중앙포토] 프리랜서 장정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신천지교회를 둘러싼 논란이 지역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4·15 총선에 출마한 호남권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신천지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호남권에서 신천지 논란에 불을 당긴 것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진행된 광주의 A선거구다. 이곳에서는 민주당 B예비후보가 경선을 앞두고 신천지 교회를 방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상대 후보인 C예비후보가 “B후보가 신천지교회를 방문했다는 제보가 있다.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게 시작이다.

이에 B후보는 “허위 사실”이라며 민주당에 진상 조사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이뤄진 경선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자체 조사를 통해 B후보의 신천지 방문설을 허위로 판단하고 앞서 이뤄진 경선결과 발표를 연기한 상태다.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C후보에 대한 징계 및 재경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결정을 오는 4일로 미뤘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수행비서를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수행비서를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신천지교회 방문" 놓고 재경선 논란

민주당 내에선 해당 선거구에 대한 징계 및 재경선 여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이번 논란을 놓고 당 안팎에서 “신천지 논란을 자초한 C후보에 대한 감점과 함께 재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반면 한쪽에선 이번 신천지 논란 자체가 경선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B후보가 허위 사실(신천지 방문)을 유포한 게 아니고, 사실 확인만을 방송사에 요청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경선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란도 거세다. 재경선의 경우 향후 또 다른 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데다 5일 이상의 준비 기간이 추가로 필요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가톨릭 신자인데…신천지 연루?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신천지 측과 총선 출마자들과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호남권 유권자를 겨냥한 비방과 흑색선전이 대표적이다.

광주 지역 민주당 D예비후보는 최근 신천지 논란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구청장 재직 당시인 2018년 1월 광주의 한 신천지교회 봉사단에 감사패를 준 것을 놓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및 코로나19와의 연관설이 제기돼서다.

이에 D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이 가톨릭 신자임을 밝히고 “감사패는 종교·정치적인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봉사활동을 한 단체에 감사패를 수여한 것뿐인데 마치 지금의 코로나 국면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유권자를 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민주당 공천=당선’ 비방·루머 극성

현재 이 선거구에서는 경선을 앞두고 해당 표창패의 이미지와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가 SNS상에서 유포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대전에서는 지난달 29일 미래통합당 E예비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이 코로나19 차단 실패를 신천지 잘못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폐쇄된 제주시내 한 신천지교회 내부 모습. [뉴스1]

지난달 21일 폐쇄된 제주시내 한 신천지교회 내부 모습. [뉴스1]

"여권, 코로나 책임 신천지에 떠넘겨"

E후보는 이 글을 통해 “신천지 이단성은 종교계에서 평가해야지 검찰수사로 단죄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검찰은 신천지를 이단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되고 마녀사냥식으로 희생양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역시 경선 과정에서 신천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신천지에 연루되면 득보다는 잃을 게 많다는 점에서 신천지는 금기어처럼 여겨진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 국면을 이용해 특정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며 공정 선거 분위기를 해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광주광역시·대전=진창일·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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