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상시 감염보호복’ 부작용···“우리 동네 확진자” 문의 빗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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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시청엔 "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느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당시 성남시엔 코로나19 확진자는 한 명도 없었다. 담당 공무원들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에도 이런 전화는 계속됐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온 한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신흥역에서 찍었다'는 이 사진은 감염보호복을 입은 남성들이 쓰러진 환자를 돌보는 모습이 담겼다.

감염보호복 입은 소방구급대원들 [사진 경기소방재난본부]

감염보호복 입은 소방구급대원들 [사진 경기소방재난본부]

감염보호복에 놀란 시민들 '코로나 환자?' 

코로나19 환자를 옮기는 것 같은 이 사진의 실상은 계단에서 넘어진 환자를 구급대원들이 응급처리를 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성남에도 확진자가 길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졌다. 결국 은수미 성남시장까지 나서서 자신의 SNS에 "소방대원이 보호복을 입고 구조활동을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감염보호복을 입고 출동한 구급대원을 보고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행한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잇따르고 있다. 자칫 가짜 뉴스로 번져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는 만큼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2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도내 곳곳에서 감염보호복을 착용한 구급대원을 본 뒤 "우리 동네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것 같다"는 오해를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는 이런 사진을 인터넷 지역 커뮤니티나 SNS 등에 공유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기도 한다고 한다.

"감염 확산 막기 위해 보호복 입고 출동" 

이에 대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37.5도 이상의 열이 있거나 호흡기 관련 증상이 있는 사람,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경우 감염환자로 의심해 감염보호복을 입고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급활동으로 인한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라는 게 소방재난본부의 설명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단순 환자 이송인데도 감염보호복을 착용하고 출동했다는 이유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오해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혹시 모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보호복을 착용한 것이니 무조건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은수미 성남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은수미 성남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성남시, 안양시, 평택시 등 일부 지자체는 지자체 SNS 등을 통해 가짜 뉴스 확산을 막고 나섰다. 시민들이 제보한 뉴스를 확인해 SNS에 사실 여부를 알려주는 식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특히 감염보호복을 입고 출동한 구급대원을 보고 '확진자가 나왔느냐?'고 많이 묻는다"며 "시민들이 물어본 내용은 사실을 확인해 SNS 등으로 신속하게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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