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교과서 "한국은 경제 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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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일본에 10~15년 뒤지고 있지만 현재의 발전 추세로 볼 때 추격이 가능하다."(러시아 역사교과서)

"한강의 기적은 한국에서 일어난 경제적 발전으로, 현대 경제개발의 모델로 간주된다."(이집트 지리교과서)

"한국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다."(우루과이 역사교과서)

세계 학생들의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한국은 선진국으로 묘사하는 사례도 많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소장 이길상)가 세계 34개국의 교과서 276종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의 어떤 내용을 주로 다뤘는가를 분석한 결과, 100종(36.2%)이 한국을 '전쟁 이후 최근까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로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분석 대상 교과서는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수집한 지리, 사회, 역사 교과서 등이다.

이 가운데 92종(33.3%)은 한국을 '신흥공업국'이나 '아시아의 4마리 용'(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으로 표현했다. 51종(18.5%)은 경제 고성장의 배경을 서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정부의 효과적인 경제개발 정책, 우수한 기술인력 양성, 외국과의 적절한 경제협력,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된 아시아적 가치 등이 자주 언급됐다.

신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고교 지리와 아르헨티나의 고교 현대세계지리, 쿠웨이트의 세계사 교과서에서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룬 가장 모범적 사례로 다뤄졌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교과서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설명하기 위해 현대그룹이나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집트 사회과 교과서는 한국의 발전상을 소개하면서 일본보다도 훨씬 많은 10쪽을 할애했다.

한국을 중진국이 아닌 선진국으로 기술하는 교과서도 점차 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루과이의 역사교과서는 한국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태국 사회와 몽골 및 폴란드의 지리 교과서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대다수 교과서들이 여전히 "한국의 교역은 미국과 일본에 집중돼 있다"고 썼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으로 올라선 내용 등 교역 다변화의 실상을 제대로 소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경제 통계나 사진 등 참고자료는 외환위기 이전 것을 사용해 오해의 소지가 있고, 외국인 이주노동자 문제 등 최근 나타난 한국 사정에 대해서도 설명이 거의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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