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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께 죄송"…원희룡 제주지사 '대구하늘길 중단" 철회

중앙일보

입력

제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1일 오전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 첫 확진자 발생에 따른 위기극복 내용이 담긴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1일 오전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 첫 확진자 발생에 따른 위기극복 내용이 담긴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가 대구∼제주 노선 항공편 일시 중단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23일 공식 철회했다. 지난 21일 ‘대구-제주 항공노선 운항중단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다. 제주도는 23일 “대구-제주 항공노선 운항중단과 관련해 정부 관련 부서에 공식 철회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제주도 "정부에 공문보내 공식 철회" #권영진 "대구, 정치적으로 이용말라" #제주 들불·벚꽃축제 올해 취소 결정

원희룡 제주지사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민에게 사과글을 남겼다. [사진 원희룡 페이스북]

원희룡 제주지사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민에게 사과글을 남겼다. [사진 원희룡 페이스북]

원 지사는 전날(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다치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원 지사는 “제주도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인 무비자 입국에 대해 중단조치를 신속하게 단행한 결과 효과적으로 방역망을 구축했었다”며 “긴장상태에서 진행된 회의와 실무부서의 조치를 제가 미쳐 깊이 살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그 누구도 아닌 제가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다”며 “가장 큰 어려움에 부닥친 대구 시민에게 더한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다”고 했다.

앞서 제주도는 전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대구와 제주를 잇는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 등을 초강수 대책을 추진했다. 이중환 제주도 도민안전실장은 “대구~제주 항공기 일시 운항 중단은 무리한 측면이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돼 국토부와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민 고모(38)씨는 “대구공항 한 곳만 막는다고 제주도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좀 더 도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가운데)은 21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언론 브리핑에서 환자발생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가운데)은 21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언론 브리핑에서 환자발생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언론과 정치권에 대구를 정치적 이익과 도구로 이용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권 시장은 정치권에 대해 “대구의 아픔과 대구시민의 어려움을 정쟁이나 정치적 이익을 앞세워 이용하지 말아달라”며 “차라리 정치권은 침묵하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우한 폐렴’이 아니듯 ‘대구 폐렴’이 아닌 ‘코로나19’이며 “대구시민은 이웃의 아픔과 함께했고 위로했으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했지 힐난하고 비난하지 않았다. 대구를 조롱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올해 들불축제와 왕벚꽃축제 등 봄철 대형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새별오름 일원에서 들불축제를 축소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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