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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금까지 통계 축소했나...하루새 사망 254명 증가 '쇼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의 통계 정확성 여부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경제 관련 수치 조작과 관련해 많은 의심을 샀던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사망자와 확진 환자 수에 대해 과연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11시 현재 사망자 1368명 기록 #확진 환자는 6만 명에 육박하고 있어 #11일까지 의심 환자로 분류한 사람을 #통계 방법 수정해 확진 환자로 바꾸며 #사망자와 확진 환자 수 모두 급증해 #그동안 사망자 축소 발표 비난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싸우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의료진이 속출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싸우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의료진이 속출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한 중국 사망자는 12일 폭증했다. 13일 오전 11시(한국 시각 12시) 현재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공식 발표를 내놓지 못한 가운데 중국 텐센트가 제공하는 사이트엔 사망자가 1368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날보다 무려 254명이 증가한 것이다. 역대 1일 최다는 지난 10일의 108명이었는데 그 두 배가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중국 우한에 새로 마련된 팡창 병원이 1000개의 병상을 갖추고 환자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우한에 새로 마련된 팡창 병원이 1000개의 병상을 갖추고 환자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사망자가 폭증한 가장 큰 이유는 통계 방법 수정이다. 지난 11일까지는 이번 사태의 진앙인 후베이(湖北)성에서 사망하는 사람 중 핵산 검사에 의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만 통계에 잡았다. 그러나 12일부터 임상학적인 판단으로 의심 환자로 분류된 사람이 숨진 경우에도 사망자로 포함한 결과로 보인다.

사망자 폭증의 또 다른 이유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의료 인력과 장비 부족 등이 꼽힌다. 중증 환자 상당수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혈중 산소함량이 떨어지는 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들의 생명을 연장하며 치료할 장비가 크게 부족한 상태다.

중국 후베이성이 전체 주택단지를 폐쇄식으로 관리하기로 하는 등 신종 코로나 확산 방역 작업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후베이성이 전체 주택단지를 폐쇄식으로 관리하기로 하는 등 신종 코로나 확산 방역 작업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문제는 이번 사태 발생 이후 임상학적으로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보이는 많은 후베이성 사람들이 12일 이전까지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전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 실제로는 알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텐센트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신규 환자는 하루 새 1만 5153명이 증가해 13일 오전 11시 현재 전체 확진 환자 수는 5만 9883명에 이른다. 신규 환자가 전날 2015명 증가에 비해 무려 7배 이상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은 임상 진단을 받은 환자를 포함했기 때문이라만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베이징의 한 주민센터를 찾아 신종 코로나 상황을 점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찰에 앞서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지난 10일 베이징의 한 주민센터를 찾아 신종 코로나 상황을 점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찰에 앞서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장 이제까지 후베이성 당국이 사망자와 신규 확진 환자 수를 축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당국은 12일부터 후베이성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임상 진단을 받은 환자를 확진 환자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임상 진단을 받은 환자란 핵산 검사에 의해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가 아니라 사진 촬영을 통해 영상학적으로 폐렴 소견을 보이는 환자 등과 같이 임상학적으로 의사에 의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말한다.

신종 코로나 중앙지도조 조장인 퉁차오후이 베이징 차오양의원 부원장은 12일부터 신규 확진 환자에 임상학적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통계 방법 변화에 따라 중국의 12일 신규 확진 환자는 크게 증가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신종 코로나 중앙지도조 조장인 퉁차오후이 베이징 차오양의원 부원장은 12일부터 신규 확진 환자에 임상학적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통계 방법 변화에 따라 중국의 12일 신규 확진 환자는 크게 증가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신종 코로나 중앙지도조 조장이자 베이징 차오양(朝陽)의원 부원장인 퉁차오후이(童朝暉)는 과거 이 부류의 환자를 의심 환자에 포함했으나 앞으론 보다 잘 대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들을 신규 확진 환자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임상학적인 판단은 병자가 후베이성 또는 우한 출신인가,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이는가, 임상 결과 증상을 보이는가, CT 촬영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는가 등의 네 가지 사항을 종합해 이뤄지게 된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 사태에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며 시찰에 나섰다. 리 총리는 12일엔 국무원 회의를 개최하고 기업이 문을 닫아 대량 실업이 발생하는 걸 예방하라고 강조했다. [중국망 캡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 사태에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며 시찰에 나섰다. 리 총리는 12일엔 국무원 회의를 개최하고 기업이 문을 닫아 대량 실업이 발생하는 걸 예방하라고 강조했다. [중국망 캡처]

이처럼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 사태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 통계 방법을 바꾸고 또 13일의 공식 발표도 당초 오전 8시 전후에서 무려 세 시간이 지나도록 내놓지 못하고 있어 과연 중국의 통계를 믿을 수 있느냐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13일 최대 격전지 우한(武漢)에 2600여 명의 군대 의료진을 증파한다고 밝혔다. 민심이 갈수록 흉흉해지는 가운데 군의 역할은 날로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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