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으로 권광석(57)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그룹임추위)는 11일 오후 회의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후보로 권광석 대표를 추천하기로 했다. 권 내정자는 1988년 우리은행(옛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IB그룹 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과 우리PE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상업은행 출신 글로벌 전략통 #“고객 신뢰회복이 첫번째 과제” #우리종금 대표에 김종득 선임 #자회사 6곳 대표 추천도 마무리
그룹임추위는 권 내정자가 과거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 인사 등 주요 업무를 두루 수행한 점과 은행의 IB업무와 해외IR을 두루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 추진에 적임자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룹임추위는 권 후보자에 대해 “지주사와 은행 간 원활한 소통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은행의 조직 안정화와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손태승 회장과 상당 기간 손발을 맞춰온 김정기 영업지원 부문 겸 HR그룹 부문장이 행장 후보 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룹임추위의 선택은 달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추위는 권 내정자의 대내외 소통 능력과 두터운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우리금융이 금융감독원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 감안됐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최근 DLF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결정을 내렸으나,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 연임 계획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권 내정자 선택엔 그룹임추위가 조직 안정과 화합을 택했다는 측면도 있다. 한일·상업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최고경영자(CEO)를 한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 맡는 관행이 있다. 이번에도 옛 한일은행 출신인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파트너로 상업은행 출신 권 후보자를 행장으로 내정해 그룹의 화합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권 내정자의 첫번째 과제가 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일련의 사건으로 흔들린 고객 신뢰 회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다음달 23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이날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자회사 6곳에 대한 대표이사 후보 추천도 실시했다. 우리종금 대표이사에 김종득 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에 조수형 현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펀드서비스에 고영배 현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우리카드 정원재 대표이사와 우리FIS 이동연 대표이사, 우리금융연구소 최광해 대표이사는 연임됐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 주총 전인 다음달 초 손 회장 제재를 최종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DLF 제재 관련) 판단을 바꿀 수는 있어도 시간을 끄는 꼼수는 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회장 문책경고 건은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됐지만, 다른 제재 건(부행장 직무정지, 기관 일부 영업정지)은 금융위 판단에 따라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이원덕 박경훈 최동수 김정기 신명혁 노진호 ▶전무 이석태 황규목 정석영 ▶상무 박종일 이성욱 황규순 강신국 우병권 ▶본부장 김건호 이종근 김기린 김병구
◆우리은행 ▶집행부행장 최홍식 신명혁 박화재 ▶집행부행장보 김호정 이중호 서영호 송한영 원종래 김성종 고정현 황규목 김정록 조병규 ▶상무 박완식 황원철 황규순 강신국 김인식 심상형 강성모 신광춘 전상욱 서동립 ▶영업본부장 김인응 오재일 서승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