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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잠복기 14일 안된다는데···사스 영웅은 "최장 24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중증 환자 사이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며 중국 대륙의 사망자 수가 9일 자정 현재 900명을 돌파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중증 환자 사이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며 중국 대륙의 사망자 수가 9일 자정 현재 900명을 돌파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4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가 최장 24일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잠복기 14일 이내" 라던 중국 정부 입장과 달라 #사실이라면 환자, 접촉자 관리 등에 변화 불가피 #'슈퍼전파자', 위장 분비물 전파 가능성도 언급

10일 중국 과학망에 따르면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신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0~24일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측정한 잠복기 중간값은 3.0일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종 코로나 잠복기는 최대 14일이었다. 중국 보건당국은 잠복기가 14일을 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 기준에 따라 접촉자들을 관리해왔다. 미국 정부가 중국 우한(武漢)에 거주하던 자국민을 국내에 소환한 뒤 2주간 격리조치하거나, 세계 각국에서 의심 환자들의 자가 격리 기간을 2주 이내로 한 것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연구진의 주장대로 예상 잠복기가 대폭 늘어나면 신종 코로나 예방 통제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당장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 이용자들은 최장 잠복기가 24일이라는 연구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연구진의 일원인 관웨이제(關偉杰)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논문에 의거해 격리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개별사례”라고 답했다. 그는 연구진이 작성한 논문은 현재 기고 단계이며 발표 전 글로벌 학계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에서는 ‘슈퍼전파자’의 존재 가능성도 언급됐다. ‘슈퍼전파자’는 일반 감염자보다 더 많은 2차 접촉자를 감염시키는 숙주를 뜻한다. 슈퍼전파자가 존재한다는 건, 신종코로나의 전염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논문은 또 기침과 재채기, 접촉 등을 통한 질병 전파 외에도 위장 분비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문은 중국 내 552개 병원의 확진 환자 1099명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연구진이 환자들의 사례를 종합해보니, 신종 코로나 환자 4분의 3 이상은 우한 지역을 방문하거나, 우한에서 온 사람과 접촉한 경험이 있었다. 야생동물과 직접 접촉한 이는 1%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의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87.9%)과 기침(67.7%)이었다. 그러나 진료 시에 발열 증상을 보이는 이는 43.8% 뿐이었다. 설사(3.7%)와 구토(5.0%) 증세를 보이는 환자도 있었다. 사망률은 1.4%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중난산 원사는 2003년 중국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가 유행할 당시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해 사스 퇴치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중국 내 호흡기 질병 관련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중국의 '사스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는 20일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폐렴과 관련해 "사람 간 전파되고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CCTV 캡처]

중국의 '사스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는 20일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폐렴과 관련해 "사람 간 전파되고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CCTV 캡처]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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