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진중권, 진짜 민주주의자…존경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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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에 선출되며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에 선출되며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전 의원이 10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진보주의자라서가 아니라 진짜 민주주의자라서 존경하고 그 생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국민당 창당발기인 대회가 있었다. 진중권 전 교수께서 강연을 해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전 의원은 “인상 깊었던 대목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문재인 정권과 관련 없다고 하신 발언이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아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는 제가 조국 수석도 깨끗하다고 했었다’고 답변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수나 잘못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을 인정하는 용기와 솔직함 앞에서 저는 그가 진짜 민주주의자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의원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며 “인간의 불완전성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민주주의 제도를 선택한 게 아니겠나.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생각이 다르다고 미워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똑같이 생각하는 게 더 위험하다고 여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념과 진영이 다르더라도 양심과 상식에 기초하면 얼마든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부연했다.

안철수 전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안철수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안철수 전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안철수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는 전날 창당 발기인대회에 강연자로 참석해 “우리 사회의 이성과와 윤리를 다시 세워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판단이 어려울 때는 원칙을 지켜라. 최선의 정책은 정직”이라고 안 전 의원에게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청문회에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 생각이 계속 났다. 그래서 제가….”라고 말하다가 감정이 북받치는 듯 한참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중들의 박수에 고개를 든 진 전 교수는 “나이가 드니까 화가 나면 눈물이 난다”며 “조 전 장관은 그렇게 살아놓고 사회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나. 이념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청중들을 향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여러분은 믿었나”라고 물은 뒤 “저는 정말 믿었었다. 그래서 ‘조국 사태’는 저에게 트라우마”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의원(왼쪽)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텔에서 열린 신당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에 나선 진중권 전 교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2020.2.9 [뉴스1]

안철수 전 의원(왼쪽)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텔에서 열린 신당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에 나선 진중권 전 교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2020.2.9 [뉴스1]

한편 안 전 의원은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국민당을 정당명으로 채택했다. 발기인대회에는 안 전 의원과 권은희·김수민·권은희·이태규·신용현·김중로·김삼화 의원 등 ‘안철수계 의원’과 발기인 300여명이 참석했고 창당준비위원장은 안 전 의원이 맡기로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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