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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 뉴햄프셔 지지율 1위…"젊은 오바마" 밴드왜건 효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트 부티지지 후보가 8일(현지시간) 11일 경선을 사흘 앞두고 뉴햄프셔 레바논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양손으로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피트 부티지지 후보가 8일(현지시간) 11일 경선을 사흘 앞두고 뉴햄프셔 레바논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양손으로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 100% 개표가 이뤄졌지만, 민주당은 최종 승자 발표를 못 하고 있다. 38세 신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이 78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대의원 확보 비율에서 0.09%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95개 선거구에서 오류가 발견돼 재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 개표 때부터 선두를 달린 부티지지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샌더스와 1위 각축을 벌이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부티지지, 뉴햄프셔 여론조사 샌더스 역전 #서퍽大 조사 25%, 샌더스(23.8%) 앞서 1위 #"젊은 오바마" 홍보로 밴드왜곤(편승) 효과 #아이오와 100% 개표한 뒤 승자 발표 못 해, #95개 선거구 개표, 대의원 할당 오류 재검토

8일(현지시간) 공개된 서퍽 대학과 보스턴 글로브, WBZ-TV가 6~7일 경선 참여 의향이 있는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부티지지는 25.0%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샌더스가 23.8% 2위, 워런 14.2%,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0.6%로 4위로 주저앉았다. 하루 전 5~6일 조사에 비해 샌더스는 지지율에 변화가 없었지만 부티지지만 2%포인트가 오른 결과다.

에머슨 대학과 7 뉴스가 6~7일 같은 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샌더스가 31%로 1위, 부티지지는 24%로 ±4.3% 오차범위 안에서 2위를 달렸다. 3~4일 조사 때보다 샌더스는 1%포인트 떨어진 반면 부티지지는 17%에서 7%포인트가 올랐다.

미국 에머슨 대학이 지난 2일(Day 1)부터 7일까지 실시한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여론조사 추이. 1위 샌더스 후보 지지율은 정체된 반면 부티지지 후보의 지지율은 아이오와 코커스(3일) 이후 급상승세다.[에머슨 대학]

미국 에머슨 대학이 지난 2일(Day 1)부터 7일까지 실시한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여론조사 추이. 1위 샌더스 후보 지지율은 정체된 반면 부티지지 후보의 지지율은 아이오와 코커스(3일) 이후 급상승세다.[에머슨 대학]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최종 승자 발표는 연기됐어도 아이오와의 승자로 이미 홍보가 됐기 때문에 밴드왜건(편승)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아이오와에서 주저앉은 바이든은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도 3~4위로 맥을 못 추고 있다.

스테판 슈미트 아이오와 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부티지지는 젊은 오바마"라며 "그가 워싱턴 기성 정치의 국외자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며 샌더스와 워런 상원의원에게 정말 위협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슈미트 교수는 "바이든은 절대 강력한 후보가 아니다"라며 "너무 나이가 많고 외교정책이나 인종 관계에 많은 흑역사를 갖고 있어 흑인 유권자와 같은 일부 유권자의 비판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오와 민주당은 코커스 나흘 만인 지난 7일 100% 개표 결과를 공개했다. 부티지지와 샌더스가 카운티 대의원(주대의원 확보 비율) 564명(26.19%)과 562명(26.10%)을 각각 확보해 0.09% 포인트 차이가 났다. 하지만 아이오와 민주당은 개표 과정에서 95개 선거구(5.4%)에서 최다 득표자에 대의원을 제대로 배정 않은 것을 포함한 정정 요구가 접수돼 10일까지 재검토를 하기로 하고 최종 승자 발표를 연기했다. 결과에 따라 대의원 2명 차이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뉴욕 타임스와 AP통신을 포함한 주요 언론들도 광범위한 개표 오류를 이유로 개표 수치만 공개할 뿐 승자가 누구인지 발표를 않기로 했다. 현지 주요 일간지인 디모인 레지스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신기술(집계 앱)과 부정확한 결과가 초래한 승자 발표 지연으로 전국 최초 경선지라는 아이오와의 지위가 위태롭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오와 코커스 선거구의 결과 기록지. 왼쪽부터 1차 득표수, 2차 후보별 최종 득표수와 선거구 전체 카운티 대의원 수 및 각 후보에게 배정된 대의원 수.[정효식 특파원]

아이오와 코커스 선거구의 결과 기록지. 왼쪽부터 1차 득표수, 2차 후보별 최종 득표수와 선거구 전체 카운티 대의원 수 및 각 후보에게 배정된 대의원 수.[정효식 특파원]

아이오와 코커스는 지난 3일 밤 7~9시 아이오와주 전역 1678개 선거구에서 동시에 치뤄졌다. 2016년의 경우 밤 10~11시 쯤 아이오와 민주당이 집계를 마치고 최종 결과(각 후보별 대의원 확보 비율)을 발표했다. 이번부터는 대의원 확보 비율 뿐아니라 일종의 원자료에 해당하는 후보별 1차 득표 수와 15% 생존룰에 따른 2차(최종 득표수)를 공개하기로 한 게 화근이 됐다.

선거구별 3가지 숫자(1차 득표, 최종 득표 및 이를 환산한 카운티 대의원 배정 수)를 빠르게 집계하기 위해 도입한 모바일 앱이 코딩 에러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당일 집계를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오와 민주당은 이튿날 4일 오후 "1678개 선거구의 개표 결과 기록지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일일이 검증해 개표를 진행했다"면서 62% 개표 결과 부티지지 후보가 26.9%, 샌더스 25.1%, 워런 18.3%, 바이든 15.6%,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12.6% 순의 대의원 확보 비율을 발표했다.

하지만 3가지 수치가 모두 공개되면서 선거구 개표 오류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가 원자료를 검증한 결과 100군데 이상에서 1차 투표자 수보다 2차 투표수가 더 많거나, 다득표자에게 더 적게 대의원을 배정했거나, 선거구 별 대의원 수를 혼동해 잘못 배정한 경우 등이 발견됐다.

특히 1차 투표에서 15%에 미달한 군소후보 지지자가 15% 이상 후보에 2차 투표(*기권 가능)한 결과를 반영하는 최종 투표 수는 최대 1차 투표수와 같거나, 적어야 하는 데 합계가 틀렸거나 후보별 득표수 기재부터 잘못한 셈이다.

아이오와 코커스 사상 최대 개표 혼란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아이오와 민주당에 별도 재조사(recanvass)도 요구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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