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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측, 대검 마지막 중수부장에 준법감시위 감독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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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5일 공식출범하는 가운데, 이재용(52) 부회장 측이 고검장 출신 김경수 변호사(60·사법연수원 17기)를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법원이 요구한 준법감시위 전문심리위원으로 추천했다. 김 변호사는 마지막 대검 중수부장과 대구고검장을 지낸 뒤 퇴직했다. 그는 현직 검사 시절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만표 전 검사장과 함께 ‘17기 특수통 트로이카’로 불렸다.

김경수 전 고검장, 삼성 준법위 심리위원으로 추천돼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지난달 31일 김 전 고검장을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에 제출했다. 김 전 고검장은 5일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이고, 선진적 사법 제도로 한 걸음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변호인단 요청을 수락했다”며 “위촉이 된다면 재판부가 지정한 조건·기준에 따라 준법위 운영을 엄격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뇌물공여 등 파기환송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뇌물공여 등 파기환송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재판부는 지난달 17일 공판에서 “삼성의 준법감시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3명의 전문심리위원단을 지정하겠다. 재판부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고려하고 있으니 특검과 변호인단도 각각 한명씩 추천해달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 측은 “전문지식과 중립성을 갖춘 인물로 김 전 고검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봉욱 전 대검차장은 준법감시위 위원 맡아  

이에앞서 삼성 준법감시위는 외부위원(6명) 중 한 명으로 봉욱(55ㆍ연수원 19기) 전 대검 차장을 선임했다. 봉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사직서를 내기 전까지 대검 차장으로 2년 근무했다. 김 전 고검장과 봉 전 차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첫 번째, 두 번째 검찰총장 인선 당시 최종 후보(4명)로 꼽히기도 했다. 김 전 고검장은 변호사 개업에 앞서 사회복지단체에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 전 고검장과 봉 전 차장은 법조계 안팎에선 넓은 인품과 도덕성으로 존경받는 인사로 각각 독실한 기독교와 천주교 신자다. 일례로 검찰 퇴직 당시 내부통신망 ‘e프로스’에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던 사람이 김 전 고검장(613개), 그 기록을 경신한 사람이 봉 전 차장(616개)이다. 봉 전 차장이 직접 쓴 자필 퇴직 인사에 상당수 검사가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특검은 전문심리위원단 구성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2016년 국정농단 당시 박영수 특검팀에 참여했던 이복현 부장검사, 김영철 부부장검사 등은 지난달 검찰 인사 이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옛 특수3부)에 배속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최 전 실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건 처음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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