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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한무~’의 주인공 원로 희극인 임희춘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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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희극인 임희춘[중앙포토]

원로 희극인 임희춘[중앙포토]

1970년대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원로 희극인 임희춘씨가 향년 87세로 2일 별세했다.
1933년 경상북도 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2년 극단 동협에서 데뷔해 김희갑, 구봉서 등과의 인연으로 희극인으로 진로를 바꾸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TV의 보급과 함께 코미디 프로그램이 꽃을 피우던 1970년대 고인은 1세대 코미디언인 배삼룡, 서영춘 등과 함께 ‘웃으면 복이 와요’, ‘고전 유머극장’, ‘명랑극장’ 등에서 활약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70년대 임희춘의 활동 모습 [중앙포토]

1970년대 임희춘의 활동 모습 [중앙포토]

특히 TBC(JTBC의 전신)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고전 유머극장’에서 서영춘과 함께 부자로 출연한 콩트는 큰 화제를 모았다. 서 대감(서영춘)이 어렵게 낳은 오대 독자(임희춘)의 장수를 기원하며 점쟁이에게 이름을 받았는데, 장수와 연관된 단어를 망라한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였다. 이는 당대는 물론 이후에도 후배 코미디언 김형곤 등에 의해 여러 차례 차용('김수한무')됐고,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도 배우 현빈이 이를 사용해 다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고인이 우스꽝스러운 바보 연기를 하면서 익살맞게 사용한 ‘아이구야’라는 감탄사는 대중에 널리 퍼진 유행어가 됐다.

동료 희극인 배삼룡(오른쪽)과 권투 시합 공연 중인 임희춘(왼쪽) [중앙포토]

동료 희극인 배삼룡(오른쪽)과 권투 시합 공연 중인 임희춘(왼쪽) [중앙포토]

이후 1980년대엔 전두환 정부의 ‘사회 정화’ 분위기 속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위축되면서 그는 방송계에서 멀어졌고, 1995년엔 대한노인복지후원회를 창립해 노인 봉사활동을 벌였다. 2010년 희극인 최초로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빈소는 인천 연수성당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4일 오전 7시 30분 장지는 인천 가족추모공원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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