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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인양품 외면, 유니클로 선호하는 중국인

중앙일보

입력

중국 시장에 진출해 한 때 "열풍"을 불러일으키던 심플 디자인의 선두주자 무인양품이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무인양품 중국 매출 8년만에 첫 감소'라는 보도가 나왔다. 화들짝 놀란 무인양품이 신속히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최근 몇 년간 무인양품의 중국 시장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왜 그럴까?

2005년 중국에 진출한 무인양품은 심플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많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살짝 높은 가격이었지만 티내지 않고도 부를 과시할 수 있는 중산층의 고급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무인양품 매장 [출처 진르터우탸오]

무인양품 매장 [출처 진르터우탸오]

중국 소비자에게 찬밥신세 된 무인양품

일본에서 무인양품은 원래 가성비 좋은 웰메이드 상품으로 통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그랬을까?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낮아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무인양품은 중국에 상륙한 이후로 가성비 제품이 아닌 값비싼 제품으로 둔갑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 소비자들은 외국제품이면 맹목적으로 선호하고,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곧이 곧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많은 중국인들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시야가 넓어진게 화근이 됐다. 같은 무인양품 제품이라도 일본과 중국의 가격이 달랐고, 중국이 훨씬 비쌌다. 그러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뭔가 농락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출처 진르터우탸오]

[출처 진르터우탸오]

무인양품은 중국 소비자의 외면 말고도 시장에서도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중국 제조업계는 무인양품과 비슷한 컨셉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왕이옌쉬엔(网易严选), 밍촹여우핀(名创优品)과 같은 샵들이 그 예다. 이런 비슷비슷한 제조상들의 출현은 무인양품에게는 위기일 수밖에 없다. 물건의 품질은 무인양품과 비슷하고, 가격은 오히려 더 낮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도했던 무인양품의 이미지가 실추됐다.

무인양품의 가격 정책이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일으켰고 설상가상으로 제품의 품질에서도 자주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7월 베이징 시장 감독국은 가구의 품질 검사를 발표했는데, 불량품 11건 중 6건이 무인양품 제품이었다. 또한 지난해 1월 홍콩 소비위원회는 무인양품의 일부 과자류에 유전자 독성 및 발암성 물질인 글리시돌과 아크릴아미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디자인에만 전적으로 의존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브랜드는 한계가 있다. 결국 가격, 품질, 타사 우위성 모두 지적을 받으며 중국의 무인양품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럼 유니클로는 왜 선호하나?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무인양품은 꽤 성공한 기업이다. 성장 계기는 일본의 당시 경제 상황과도 이어진다. 90년대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지면서 실용주의가 유행했고, 중저가 상품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무인양품과 유니클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속 인기 브랜드로 급부상하게 된다.

중국에 진출한 두 회사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무인양품과 다르게 유니클로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가성비 전략을 폈다. 지난해 4월 유니클로가 발표한 재무보고에서 유니클로의 해외 수익이 일본 국내 수익을 역전했다. 주요 성장 원인은 중국으로, 유니클로는 일본 내의 수익과 이윤이 모두 감소했지만, 중국에서는 20% 이상의 성장을 유지하며 재미를 톡톡히 봤다. 중국 소비자들의 공헌에 힘입어 유니클로 회장 야나이 다다시(柳井正)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제치고 일본 최고 갑부로 올라서기까지 했다.

[출처 왕이하오]

[출처 왕이하오]

중국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한층 성숙해지고 있다. 과거 중국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던 시절, 중국 소비자들은 해외 명품에 대한 호기심과 과시욕이 팽배했다. 하지만 이런 단계가 지나자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도가 사라지고, 좀 더 편안하고 실용적이며 가격 대비 질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인양품은 새로운 시도로 중국 시장을 두드린다. 무지 인필(Muji infill)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12월 칭다오에 첫 무지 인필 매장을 열었다. 고객의 경험에서 굿 라이프를 느끼게 한다는 그들의 이념으로 여전히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차이나랩 이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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