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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판 연금술사’ 찾기에 118억원 투입

중앙일보

입력

1분간 충전해 6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 자동차,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로봇 슈트. 불가능해 보이는 산업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알키미스트(연금술사)프로젝트 사업'에 지난해 선정된 과제들이다.

정부는 29일 산업 난제에 도전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2020년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118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10개의 테마와 60개의 세부 과제를 선정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건물 유리창이 태양 전지로…도전적 과제에 투자

지난 7일 CES 2020 소니 전시장에서 공개된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의 모습.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이 같은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 1분으로 단축하는 과제를 진행중이다. [뉴스1]

지난 7일 CES 2020 소니 전시장에서 공개된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의 모습.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이 같은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 1분으로 단축하는 과제를 진행중이다. [뉴스1]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만을 지원하는 기존 연구·개발(R&D)에서 벗어나 보다 도전적인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과제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추진 계획을 처음으로 수립한 데 이어 8월에는 선정된 6개 시범 과제에 대한 대국민 공개 평가 발표회를 열었다. 건물의 유리창처럼 기능하면서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투명 태양전지와 공기를 정화하는 자동차 개발 등 과제도 포함됐다.

올해에는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연구 과정이 개편됐다. 기술 분야 10명, 인문 분야 6명으로 구성된 자문단(그랜드챌린지위원회)이 테마까지만 발굴·확정하면 세부 과제는 과제 참여자가 직접 기획해 제시하기로 했다. 과제까지 위원회가 직접 확정해 공고하던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위원회가 ‘고령자가 건강하고 행복한 고령화 사회’라는 테마를 확정하면, 참여자가 인공장기 제작·이식기술 등을 과제로 제시하는 식이다. 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다.

SF전문가도 자문단에…연구는 '토너먼트' 경쟁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이 29일 열린 제2기 그랜드챌린지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이 29일 열린 제2기 그랜드챌린지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테마는 2019년 말부터 진행해온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 기술전문가 수요조사, 미래기술 문헌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된다. 올해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부정적 감정을 색채로 나타내고, 색채 자극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감정 색채' 아이디어가 대상을 받았다.

테마를 선정하는 그랜드챌린지위원회도 개편됐다. 지난해는 기술 전문가로만 구성됐지만, 올해부터 공상과학(SF)·미래학·사회학 등 인문 분야 전문가를 보강했다.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올해부터 ‘개념연구’ 단계를 도입해 아이디어의 기초가 되는 개념 설계를 견고히 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과제 수행 절차를 개념연구-선행연구-본연구 3단계로 구성했다. 또 1단계 개념연구와 2단계 선행연구는 토너먼트형 방식을 적용해 복수 기관이 경쟁하도록 설계됐다. 최종 단계인 본 연구는 2단계까지 결과를 바탕으로 선발된 기관이 맡게 된다.

위원회는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2월까지 테마 후보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후 대국민 공청회를 거쳐 최종 테마를 확정하고 3월 중 확정된 테마를 공고해 접수한 테마별 세부 과제를 선정한다. 김용래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상상으로만 여기던 자율주행차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며 “이처럼 연구자의 대담하고 창의적인 도전을 통해 중장기 기술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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