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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아이돌' 젝스키스, "이제는 열정 아닌 연골이 타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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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23년만에 첫 미니앨범 'All for you'를 내놓고, 2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김재덕, 이재진. 왼쪽부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데뷔 23년만에 첫 미니앨범 'All for you'를 내놓고, 2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김재덕, 이재진. 왼쪽부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열정을 태우기 전에 연골이 타고 있어서… (웃음)”
2년 4개월만에 첫 미니앨범 ‘All for you’로 컴백하는 그룹 젝스키스의 멤버 장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처럼 힘있는 댄스 음악을 해볼 계획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997년 첫 음반을 낸 뒤 데뷔 23년차를 맞이한 젝스키스는 평균 나이 40. 7세의 ‘고령’ 그룹이다. 은지원(42), 김재덕(41), 이재진(41), 장수원(40) 등 멤버 전원이 마흔을 넘겼다.
과거 젝스키스는 ‘로드 파이터’처럼 강한 비트와 힘이 넘치는 군무의 노래들로 남성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에 들고나온 첫 미니앨범 ‘All for you’의 타이틀곡  ‘All for you’는 1990년대 유행한 R&B 음악을 기반으로 만든 곡으로 연인에 대한 마음을 부드러운 선율과 서정적인 가사로 표현한 곡이다. 이 외 나머지 ‘꿈(DREAM)’, ‘의미 없어(MEANINGLESS)’, ‘제자리(ROUND&ROUND)’, ‘하늘을 걸어(WALKING IN THE SKY)’ 등 네 곡도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던 것과는 달리 펑키한 기타 사운드 등과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팀의 리더인 은지원은 “어릴 때는 정말 성격도 불같다고 할 수 있었고, 강하고 센 노래를 좋아했다면 요즘은 감수성이 풍부해졌다”며 “가수도 나이가 들면서 취향 등이 변하는데, (재결합 이후)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뭔가 따뜻하고 달달한 느낌의 취향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23년만에 첫 미니앨범 'All for you'를 내놓고, 2 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김재덕, 이재진. 오른쪽부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데뷔 23년만에 첫 미니앨범 'All for you'를 내놓고, 2 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김재덕, 이재진. 오른쪽부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번 음반은 메인보컬을 맡아온 강성훈이 2018년 각종 논란으로 탈퇴하고 젝스키스가 4인조로 재편된 이후 내놓은 첫 앨범이다.
은지원은 “고지용 등 멤버 6명이 함께 했을 때가 가장 좋은 추억일 텐데 4인조로 나오게 되어 팬들에게 가장 죄송스럽고 미안하다”며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개개인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보컬 레슨을 받고 있다는 이재진은 “(긴장 등으로) 어제 잠도 잘 못 자고 소화도 안 돼 새벽에 체해 지금까지 계속 공복 상태로 있다”며 긴장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많은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왔지만, 현재까지 그룹으로써 활동을 이어가는 건 젝스키스뿐이다. 이런 비결에 대해 은지원은 “티격태격 하지만 멤버들이 잘 지내기 때문”이라며 “이 나이 먹고 누구 하나 정말 꼴 보기 싫어지면 (팀이) 유지가 되겠냐. 그래도 서로 좋아하니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활동을 같이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16년 만의 재결합 공연을 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젝스키스 2018 콘서트- 지금·여기·다시'

2016년 16년 만의 재결합 공연을 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젝스키스 2018 콘서트- 지금·여기·다시'

1990년대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라이벌 그룹 H.O.T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재덕은 "저희도 콘서트를 가서 응원했다. 지금은 H.O.T.와 동반자의 느낌이다. 항상 잘 되길 바라며 늘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탑골공원’과 트로트 장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은지원은 “저희는 (1990년대에) 그걸 다 겪고 출연했는데도 지금 보면 ‘어떻게 이런 촬영을 했지?’ ‘이런 걸 했었나’ 하며 신기하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하다”며 “결국 시대가 변해도 아날로그적 감성은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음악 장르로서 트로트를 전혀 안 듣고 자란 세대로 트로트가 ‘카세트테이프’처럼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멜로디도 좋고 찾아 듣게 된다. 유행은 쳇바퀴 돌듯 돌고 돌면서 감성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덕은 “자신의 옛날 모습은 보기가 조금 힘든 면이 있지 않나. 최근에 ‘탑골공원’에 나오는 영상을 봤는데 저희가 나오는 것은 보기가 쉽지 않더라”며 쑥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젝스키스의 이번 음반 수록곡 음원은 28일 오후 6시에 공개된다. 또 이들은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에 걸쳐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콘서트 ‘SECHSKIES 2020 CONCERT [ACCESS]’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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