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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극심해도 중국 달려간 盧처럼···日, 마스크 100만개 공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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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새해 신종 폐렴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춘절(春節, 설) 당일 정치국 상무위원회까지 개최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일본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가 아니냐”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모테기 일 외무상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 전화 #“어려울 때 도움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 강조 #왕이는 “일본 교민의 중국 내 안전 보장” 약속 #사스 때는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먼저 중국 찾아

왕이(왼쪽)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26일 왕 부장에게 전화해 신종 폐렴과 싸우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AP=연합뉴스]

왕이(왼쪽)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26일 왕 부장에게 전화해 신종 폐렴과 싸우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AP=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6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영도 아래 중국 정부와 인민이 신종 폐렴의 확산 저지를 위해 강력한 조처를 하고 있는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또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모든 힘을 다해 친구를 돕는 게 진정한 친구가 아니겠냐”며 “일본은 중국과 질병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중국에 전방위적인 지지와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해 신종 폐렴과 관련해 싸우고 있는 중국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 외교부는 27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해 신종 폐렴과 관련해 싸우고 있는 중국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이에 왕이 외교부장은 “우리는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지지를 보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중국은 춘절 당일 시진핑 주석이 친히 회의를 소집해 질병에 맞서는 대오를 새로이 갖추는 등 전력을 다해 싸워 이길 것”이라고 답했다.

왕 부장은 또 “인명은 태산보다 무겁다”며 “중국 정부는 책임 있는 태도로 일본 교민을 포함한 모든 중국 내 외국 인사의 안전을 보장하고 제때 그들의 합리적인 관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중국 언론은 일본 민간에서 기증한 100만 개의 방역 마스크가 26일 도쿄(東京)-청두(成都) 항공편을 통해 청두의 솽류(雙流)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이후 즉시 차량을 통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으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일본 민간에서 기증한 방역 마스크 100만 개가 지난 26일 항공편으로 중국에 전달됐다. [중신망 캡처]

일본 민간에서 기증한 방역 마스크 100만 개가 지난 26일 항공편으로 중국에 전달됐다. [중신망 캡처]

이처럼 시진핑 주석의 오는 4월 일본 방문을 앞두고 일본의 발 빠른 중국 지원 행보가 돋보인다. 한국은 지난 2003년 사스(SARS) 사태가 터졌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그해 7월 외국 국가 원수로서는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환호를 산 바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경호실의 극렬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중을 강행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으며 중국인들로부터는 “중국이 힘들어할 때 찾아준 고마운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일본 민간에서 기증한 방역 마스크 100만 개가 지난 26일 항공편을 이용해 도쿄에서 중국 청두로 이송됐다. 이 마스크는 바로 중국 우한으로 전달됐다. [중신망 캡처]

일본 민간에서 기증한 방역 마스크 100만 개가 지난 26일 항공편을 이용해 도쿄에서 중국 청두로 이송됐다. 이 마스크는 바로 중국 우한으로 전달됐다. [중신망 캡처]

당시 윤영관 외교부 장관은 노 대통령 방중을 조율하기 위해 사스가 한창이던 4월 신정승 아태국장과 위성락 정책보좌관 등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김하중 주중대사 등과 함께 중국 측과 노 대통령의 방중 문제를 협의했다.

이후 윤 장관 일행 6명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 사스 잠복 기간인 2주 동안 노 대통령에 대한 대면 보고를 자제한 건 물론 국무회의 참석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한국의 행보는 당시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이 방중 일정을 취소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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