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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령도' 게시판 담긴 北사이트 버젓이 접속 가능

중앙일보

입력

[김책공업종합대학 홈페이지 캡쳐]

[김책공업종합대학 홈페이지 캡쳐]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순천린비료공장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

북한 평양에 위치한 국립대학인 ‘김책공업종합대학’ 웹사이트 내 ‘불멸의 령도’ 게시판에 올라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7일 동정 소식 중 일부다.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올렸다. 김책공업대학 사이트는 북한 정부가 공식 운영하지만, 국내에서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하지 않아도 접속이 가능하다. 주소창에 복잡한 영문 도메인을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조선중앙통신은 국내의 일반 인터넷망으로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대학의 웹사이트를 통해 조선중앙통신의 일부 기사를 볼 수 있다.

[미래 사이트 홈페이지 캡쳐]

[미래 사이트 홈페이지 캡쳐]

이밖에 북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사이트인 ‘미래’, 해상 업무를 담당하는 사이트 ‘국가해사감독국’도 국내서 접속이 가능하다. 두 사이트 역시 ‘불멸의 령도’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역시 중앙통신 발이다. 미래의 경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회의나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 같은 행사가 최근 올라와 있다.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다만 두 사이트 모두 김천 대학과 달리 온라인상에서 바로 가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 게시물은 이적 표현물로 의심된다. 현행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지난해 1월쯤 김책대학 사이트를 확인한 경찰청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방심위는 5명으로 구성된 통신심의소위원회 논의내용을 토대로 같은해 3월 ‘해당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방심위 관계자는 “불법적인 내용이 70% 이상 인가를 기준으로 사이트의 차단 여부를 판단한다”며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사이트의 차단은) 지나친 차단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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