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추심 피해자에 정부가 변호인 무료 지원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0.01.21 14:43

식당을 운영하는 A는 불법 대부업자로부터 12회에 걸쳐 12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자율은 무려 연 210∼3200%에 달했다. 하지만 이자를 제때 갚지 못했고 불법 대부업자 측의 상습적인 식당 무단 방문과 전화 폭언이 이어졌다. 추심 압박을 견디지 못한 A는 극단적 시도를 했지만, 때마침 퇴근한 남편이 발견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채무자 대리인' 제도 28일 시행
연간 4200명에 지원할 계획

앞으로 A와 같은 불법 추심 피해자는 무료로 채무자 대리인(변호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법률구조공단·서민금융진흥원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금융민원센터에서 '채무자 대리인 및 소송 변호사 무료지원 사업' 협약을 맺었다.

불법 추심 피해자 구제 방안. [자료 금융위]

불법 추심 피해자 구제 방안. [자료 금융위]

채무자 대리인 지원은 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채무자를 대신해 추심 과정 일체를 대리하고 불법성 검토 등 법률 서비스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추심업자가 대리인을 통해서만 채무자에게 접촉할 수 있어 채무자는 불법 추심에서 해방된다.

정부는 또 최고 금리(연 24%) 초과 대출, 불법 추심 등으로 입은 피해와 관련해 반환청구·손해배상·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등을 대리하는 변호사를 지원한다. 무료 변호사를 지원받는 채무자는 서민금융진흥원의 자활자금 지원(고금리 대안상품·채무감면·만기 연장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불법 추심 유형. [자료 금융위]

불법 추심 유형. [자료 금융위]

사업의 지원 대상은 등록·미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불법 추심 피해(피해 우려 포함)를 봤거나 최고금리 초과 대출을 받은 채무자 가운데 기준중위 소득 125%(1인 가구 기준 월 220만원) 이하인 경우다. 단, 미등록(불법) 대부업 피해자에 대해서는 범죄 피해자 구제 차원에서 소득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전원 지원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금감원이 접수한 연간 피해 신고 건수(4700건)의 약 90%인 4200명이 한 해 동안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불법 사금융 이용 규모는 2018년 말 기준 7조1000억원(41만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청년과 고령자 등 추심에 취약한 계층의 불법 사금융 이용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불법 추심 피해자는 28일부터 금감원(불법사금융신고센터 ☏1332), 법률구조공단(☏132)에서 지원 신청을 할 수 있다. 정부는 3월부터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가동하고, 지방자치단체 콜센터나 일선 경찰서에서 신청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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