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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민자도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예상치의 절반에 그쳐

중앙일보

입력

국내 민자 1호 사업인 인천공항 고속도로. [중앙포토]

국내 민자 1호 사업인 인천공항 고속도로. [중앙포토]

 54.9%.

 국내에서 운영 중인 18개 민자고속도로가 협약 당시 예상했던 통행료 수입과 실제 실적을 비교한 평균 수치다. 예를 들어 100원의 수입을 기대했다면 실제로는 55원 정도만 벌어들였다는 의미다.

2001~2018년 18개 민자 평균 실적 #55%로 당초 협약안에 크게 못 미쳐 #평택시흥고속도로, 91.7% 전체 1위 #민자 1호 인천공항도로, 16위 그쳐 #

 21일 국토교통부의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민자 1호 사업인 인천공항고속도로가 개통한 2001년부터 옥산옥창고속도로가 문을 연 지난 2018년까지 18개 민자고속도로의 협약 대비 통행료 실적은 평균 54.9%였다.

 민자사업자는 개통 이후 연도별로 예상되는 통행료 수입을 계산해 정부와 맺는 협약에 포함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초기 보조금 등 각종 지원금 규모를 산정하기도 한다. 협약 대비 실적이 55% 정도에 머문다는 건 민자고속도로의 예측 수요가 다소 부풀려져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연도별 실적은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다. 2006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2014년에는 60%를 돌파했다. 2018년에는 평균 실적이 66.5%였다.

 (*2001~2018년 평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01~2018년 평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 기간에 협약 대비 실적이 가장 좋은 고속도로는 2013년부터 통행료를 징수하기 시작한 평택시흥고속도로다. 실적이 협약과 비교해 무려 91.7%나 된다.

 2위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88.7%의 비율을 보였다. 이어 용인서울고속도로(79.4%), 서수원평택고속도로(79.0%), 수원광명고속도로(77.4%), 구리포천(75.2%) 순이었다. 지난해 블랙 아이스 탓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교통사고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는 협약 대비 실적이 54.3%였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46%로 전체 18개 고속도로 가운데 최하위권인 16위에 머물렀다. 민자사업이 처음 도입되던 시기라 수요 산정의 정교함 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협약 대비 실적이 가장 낮은 고속도로는 2018년 개통한 옥산오창고속도로로 22.7%에 불과했다.

 이 기간에 기록한 최대 실적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달성했다. 2007년 무려 168.6%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해 협약상 수입은 287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484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전년도에도 협약(132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통행료 수입(193억원)을 올려 146.2%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60~80%대의 실적에 머물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한때 160%가 넘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 경기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한때 160%가 넘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 경기도]

 그런데 2018년 한해만 따져보면 순위는 바뀐다. 서수원평택고속도로가 99.2%의 실적으로 평택시흥고속도로(90.5%)를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또 서울춘천고속도로가 87.5%로 3위에 올랐다.

 국내 민자사업 중 최초로 외국자본이 투입된 인천대교가 86.9%의 실적을 올려 4위를 차지했다. 5위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86.8%였다. 최근 통행료가 크게 낮아진 천안논산고속도로는 54.1%로 14위에 그쳤다. 게다가 통행료까지 낮아져 협약 대비 실적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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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또 다른 통행료 인하 대상으로 고려 중인 대구부산고속도로는 44.2%로 17위였다. 역시 통행료가 낮아질 경우 실적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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