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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여느 해보다 독감 유행 … 겨울철 코감기 방치하면 축농증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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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추위의 절정기인 대한(大寒)이 지나면서 최근 한파가 밀려오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여느 해보다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데 최근 독감은 완쾌 후에도 기침과 콧물이 떨어지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특히 평소 축농증을 앓고 있다면 끊이지 않는 콧물 가래로 큰 고생을 할 수밖에 없다.

기고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콧물, 먼지나 유해 물질 걸러내

겉으로는 지저분해 보이는 콧물도 사람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콧물은 공기와 함께 몸속으로 들어온 먼지나 유해 물질을 걸러내고 지나치게 차거나 더운 공기를 적절한 온도로 바꿔준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세균을 정화하고 감염되지 않도록 미리 막아준다.

이처럼 콧물이 없으면 깨끗하지 않은 공기가 그대로 폐에 들어가 각종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내부 기관이 덜 발달한 아이들은 외부 환경에 쉽게 자극을 받게 되므로 분비되는 콧물의 양이 많아 밖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다.

콧물도 콧속에서 길을 따라 흐르는데 그곳이 바로 부비동이다. 부비동 벽에는 작은 솜털과 점막이 있어서 콧물이 이곳을 지나면서 세균을 없애기도 하고 뇌의 열을 식히기도 한다. 그런데 감기에 걸려 점막이 부으면 부비동 입구를 막아버린다. 입구가 막히니 신선한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고 부비동에 고여 있던 콧물이 세균과 곰팡이가 자리를 잡으면서 염증이 된다. ‘농이 고여 있다’고 하여 흔히들 축농증이라 하지만 정확하게는 부비동염이 정확한 표현이다.

사춘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부비동이 완성되므로 부비동이 작은 어린아이들은 축농증에 잘 걸린다. 일반적으로 축농증은 다량의 콧물과 가래가 증가하면서 머리 앞쪽이나 얼굴 부위에 통증을 느낀다. 두통 때문에 머리에 둔탁한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항상 코가 막혀 불편하고 답답한 것은 물론이다.

급성인 경우 맑은 콧물이나 고름이 나오지만 만성이 되면 끈적끈적한 점액성으로 변하고 고약한 냄새까지 풍긴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이다. 또한 콧물이 목 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목 속에 담처럼 고일 수도 있다. 무서운 것은 코에서 넘어오는 농성 분비물을 오랫동안 삼키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부비동 안에 콧물이 고여 부패하게 되면 독소와 스트레스 및 알레르기 반응 시 신체조직에서 분비되는 히스타민이 뇌혈관을 확장시켜 피로감을 주고 집중력을 저하시킨다. 과도한 양의 히스타민이 인체에 있으면 콧물, 홍조, 두통, 호흡 장애, 고혈압 등 증상을 보이는데 그래서 축농증이 생기면 짜증을 잘 내고 몹시 피곤함을 느낀다.

단백질 등 많이 먹고 적정 온·습도 유지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므로 평소 관리를 잘해야 한다. 식사는 단백질·비타민·야채·해조류를 많이 먹고 당분 섭취는 되도록 적게 하는 게 좋다. 온도가 낮거나 실내외의 온도 차가 클 경우 점막에 싸이지 않은 혈관들이 반사적으로 수축을 일으켜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습도가 너무 낮으면 콧속이 건조해져 점막 표면에서 세균이나 이물질을 없애는 수백만 개의 섬모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므로 축농증 증상이 있을 때는 실내의 온도와 습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일생생활 시 주의할 점은 장시간 책상에 앉아 공부하거나 일할 때 머리를 앞으로 숙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코를 한쪽씩 번갈아가며 풀어야 한다. 양쪽을 한꺼번에 풀면 중이염이 될 수도 있다. 손으로 한쪽 콧구멍을 막고 다른 쪽 콧구멍으로 소금물을 들이마신 다음 입으로 뱉어내어 콧속을 헹구면 코의 점막을 단련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모든 병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최대한 예방해야 한다. 축농증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고질적으로 앓는 질병인데 경자년(庚子年) 새해는 예방과 증상 완화를 위해 철저한 관리를 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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