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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봉사 원점에서 재검토… 충남교육감 "무사귀환 기원 국민께 감사"

중앙일보

입력

지난 17일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교사 4명이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충남교육청이 해외 봉사활동의 지속 여부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네팔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지역 눈사태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실종된 것과 관련해 사고수습과 실종자 가족 지원 등을 담당할 신속대응팀 관계자들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팔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지역 눈사태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실종된 것과 관련해 사고수습과 실종자 가족 지원 등을 담당할 신속대응팀 관계자들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교육청은 19일 오후 5시 ‘해외교육봉사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해외)연수가 참가자들 사이에서 보람이 있고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지만 여러 가지 보완할 점도 많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전 심사와 사후 평가를 강화하고 내·외부 의견수렴을 통해 사업유지 여부까지도 논의할 방침이다.

충남교육청, 19일 기자회견 통해 점검·평가 강화 밝혀 #김지철 교육감 "유은혜 부총리 통해 네팔 군용헬기 요청" #네팔 봉사단, 현지 학교 휴교로 일정 변경했다가 사고 #충남교육청 지원단 2진 20일 출발, 사고 작업 등 지원

통상 해외봉사활동은 5월쯤 계획서를 제출한 뒤 팀별로 연수(활동계획)를 준비한다. 교육청에서는 2~3차례 안전교육 등을 진행하는 게 전부다. 출국 전 계획이나 일정이 변경되더라도 교육청 보고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일정 중 50% 이상으로 권고하는 ‘봉사활동’이 실제 이뤄졌는지도 사후에 제출하는 활동 보고서를 통해 평가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지 않은 연수팀에 제재(비용 환수 등)가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 연수비용은 교육청이 80%(최대 200만원)를 지원하고 참가자가 20%를 부담한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네팔3단(봉사단)은 애초 13일 출국한 뒤 25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애초에는 3일 차인 15일부터 현지 학교를 방문,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었지만, 해당 학교의 휴교로 일정이 변경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정 중반부부터 시작할 트래킹이 앞당겨졌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트래킹은 17일 오후부터 시작해 21일 끝나고 사고 지점에는 19일 오후쯤 지나게 된다.

하지만 일정 변경으로 실제 트래킹은 이틀이 앞당겨진 15일 오후에 시작했다. 이들은 15일 3명의 셰르파(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시누와(해발 2340m)에 도착, 1박을 한 뒤 16일 데우랄리(해발 3230m)로 이동해 하루를 더 묵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2명의 교사는 데우랄리로 가지 않고 시누와에 머물렀다.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쯤(현지시각)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현지 트래킹 지도. [사진 충남교육청]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쯤(현지시각)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현지 트래킹 지도. [사진 충남교육청]

9명의 교사는 17일 오전 데우랄리를 출발, 목적지인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로 이동하던 중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귀환을 결정한다. 이후 다시 데우랄리를 거쳐 해발 2902m 지점에 있는 히말라야 롯지(대피소)로 이동하다 눈사태를 만나 교사 4명과 셰르파 2명이 실종된 것이다. 이 시간이 17일 오전 10시30분~11시 사이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현지시각)까지 헬기 수색이 이뤄졌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수색에는 현지 경찰과 주민 등 22명이 투입됐다. 수색 구조대는 데우랄리 현지에 머물며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지면 사고 지점이 계곡인 데다 사고 이후 많은 눈이 내려 수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여건을 고려해 KT는 드론 수색을 위해 인력과 장비를 네팔 현지로 파견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많은 국민께서 4분 교사의 무사 귀환을 기원해주고 함께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통해 외교부에서 네팔 당국에 현지 군용헬기를 동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간 헬기 투입이 필요할 경우 비용을 충남교육청에서 부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19일 오후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지난 17일 네팔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교사 4명이 실종된 사고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9일 오후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지난 17일 네팔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교사 4명이 실종된 사고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18일 출국한 충남교육청 현장지원팀 직원 2명은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 도착, 외교부 신속대응팀에 합류했다. 신익현 충남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현장지원단 2진은 2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 사고 현장과 가까운 포카라에 본부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후 사고현장으로 이동, 수색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단에는 전문상담교사 2명이 포함됐으며 실종 교사 가족 3명도 동행한다. 네팔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교사 중 6명은 22일 오전 귀국하고 나머지 1명은 현지에 남아 지원단을 도울 예정이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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