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 신년 맞아 美 실리콘밸리서 ‘비메모리 전략’ 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에서 김기남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에서 김기남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20년 새해를 맞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신경망 프로세서(NPU)를 비롯한 최신 비메모리 개발 전략을 새롭게 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 내 DSA 삼성 반도체미주법인(DSA)에서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부회장)가 주재하는 비메모리 전략 회의를 열었다.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최주선 미주지역총괄(부사장) 등 반도체 관련 임원 상당수도 참석했다. 특히 이번 전략회의에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아예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NPU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한다.

‘반도체 총괄’ 김기남 부회장, CES 찍고 美 실리콘밸리 행 

김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0)의 거래처 미팅을 마치고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 DSA로 직행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DSA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본뜬 10층 규모 건물로 미국에서 반도체 부문 본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략회의에서는 우선 퀄컴·엔비디아 등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고객선, NPU를 비롯한 AI 칩 개발 로드맵을 점검했다.

3나노미터(㎚) 같은 메모리반도체 최신 공정 논의는 국내에서, 반도체 개발전문(팹리스) 업체가 밀집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내놓은 신경망프로세서(NPU) 개념도. NPU가 AP를 도와 자체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에 굳이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내놓은 신경망프로세서(NPU) 개념도. NPU가 AP를 도와 자체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에 굳이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자료 삼성전자]

최근 구조조정을 실시한 중앙처리프로세서(CPU) 개발 전략도 심도 깊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자체 코어(CPU 내 연산처리 부품) 개발을 담당했던 ‘몽구스’ 팀 소속 엔지니어 290명을 해고하고, NPU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당장 다음달 공개할 갤럭시S20(가칭)에도 미주뿐 아니라 내수 판매분에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삼성의 ‘엑시노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탑재된다. AP는 PC에 탑재하는 CPU를 모바일 용도로 개량한 프로세서다.

관련기사

사람의 뇌처럼 판단 가능한 NPU 성장 전략 논의  

삼성이 주력하기로 한 NPU는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연산 칩으로 AP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NPU가 장착된 AP는 연산 속도에 치중하는 기존 AP와 달리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카메라 셔터가 작동하는 아주 짧은 순간에도 가장 최적의 이미지를 스스로 뽑아낼 수 있다. 애플이 최신 운영체제 iOS 13부터 도입한 ‘딥 퓨전’도 NPU를 활용한 기술이다. 삼성은 현재의 10배 수준(2000명)까지 NPU 엔지니어를 늘릴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NPU가 AP를 도와 스스로 최적의 사진을 뽑아내는 '딥 퓨전' 기술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NPU가 AP를 도와 스스로 최적의 사진을 뽑아내는 '딥 퓨전' 기술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삼성 임원들은 5세대 이동통신(5G) 칩, 차량용 반도체 등 다른 비메모리 사업에 대해서도 기업 간 거래(B2B) 마케팅 전략을 논의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를 독일 아우디에 납품하고 있다. 또 최근 CES에서 주목받은 모빌리티 관련,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 회사이기 때문에 전장 칩 사업에 주력한다. 완성차 사업 재진출은 기존 고객과의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답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