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희상 아들 문석균 "내 나이 50, 세습 프레임 씌우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북콘서트가 11일 의정부 신한대 에벤에셀관에서 열렸다. 한영익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북콘서트가 11일 의정부 신한대 에벤에셀관에서 열렸다. 한영익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11일 자신을 향한 지역구(의정부갑) 세습 논란과 관련 “선출직에 세습 프레임을 덧씌우는 건 공당과 의정부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문씨는 이날 오후 의정부 신한대에서 열린 저서 『그집 아들』 북콘서트에서 “아버지의 길을 걷겠지만 아빠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는 세습으로 하는 게 아니다. 지역주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문씨는 “다 아시겠지만 제 나이가 올해 50”이라며 “적은 나이가 아니다. 나이 50이 돼서 아버지 뜻으로 (정치를) 하는 것 같이 말하면 섭섭하다”고도 했다. 또 “저도 혼자 서려고 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 의장은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문씨는 세습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소회도 전했다. 그는 “2주 전쯤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됐다”며 “모르는 번호로 전화 수백통이 울렸는데 (세습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이었다”고 기억했다. “'왜 정치를 하려는가'라는 게 공통 질문이었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북콘서트가 11일 의정부 신한대 에벤에셀관에서 열렸다. 한영익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북콘서트가 11일 의정부 신한대 에벤에셀관에서 열렸다. 한영익 기자

정치하는 이유로는 ‘소상공인을 대변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의정부에서 서점 숭문당을 경영했기에 소상공인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이유다. 문씨는 “원래 숭문당은 매출도 잘 나오는 의정부의 랜드마크였다”면서 “그런데 역앞에 대형서점이 생기고 매출이 급격히 하락해 직원을 절반 이상 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가 났다. 대형업체를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정치가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고 어루만져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빠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했지만 행사장에 문희상 국회의장의 그림자는 짙었다. “그분과 인연이 돼 정치를 시작했다. 누구의 아들이 아니라 문석균을 봐달라”(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분이 이번(연말 국회)에 무거운 짐을 다 지셨다”(강성종 신한대 총장) 등의 축사가 그랬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영상 축사를 통해 “그집 아들, 뉘집 아들이냐. 바로 6선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이라며 “집안에서 얼마나 제대로 정치를 배웠겠느냐”고 강조했다.

문 의장의 그림자 때문인지 문씨는 북콘서트 도중에 “(축사가) 구구절절 고마운 말씀이지만 '왜 문희상 얘기만 하느냐'고 하시는 분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북콘서트가 11일 의정부 신한대 에벤에셀관에서 열렸다. 한영익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의 북콘서트가 11일 의정부 신한대 에벤에셀관에서 열렸다. 한영익 기자

이날 행사 시작 40분 전부터 행사장은 수백여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다만 민주당 현역 의원 가운데는 정성호 의원 1명만 이날 현장을 찾았다. 조정식 정책위의장, 박홍근 의원 등은 영상축사로 축하를 대신했다. 화환 역시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보낸 게 전부였다.

의정부=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