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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에 '히트텍'도 안 먹혔다…유니클로, 순이익 목표 낮춰

중앙일보

입력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강서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에 '히트텍'이 진열돼 있다. [중앙포토]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강서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에 '히트텍'이 진열돼 있다. [중앙포토]

한국에서의 유니클로 판매 부진이 이번 겨울에도 계속되면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순이익 목표치까지 끌어내렸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8월기(2019년 8월~2020년 8월) 연결 당기순이익(국제회계 기준)을 전기(前期) 대비 1% 증가한 1650억 엔(약 1조749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9일 발표했다. 종전엔 8% 증가한 1750억 엔(약 1조 8550억원)을 예상했다.

불매운동에 날씨까지 악재로 작용 #중국·일본서도 실적 부진 나타나 #"韓 매장패쇄·인력감축 없다"지만… #악재 장기화 시 해외사업 재편할 듯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한국에서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겨울 판매 실적도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유니클로는 ‘히트텍’ ‘울트라라이트 다운’ 등 방한 제품을 내세워 전통적으로 겨울시장에 강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에 '한파 없는 겨울'까지 겹치면서 판매가 더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함께 발표한 지난해 9~11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709억 엔(약 7515억원)이었다. 특히 이 기간에는 해외 영업이익이 28%나 급감했다. 신문은 “발목을 잡은 것은 해외 점포 가운데 1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사업”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한국에는 186개 점포가 개설돼 중국 다음으로 많다.

불매운동 이전까진 한국은 효자 시장이었다. 2018년 8월기(2017년 9월~2018년 8월) 매출은 약 1400억 엔(약 1조4840억원)으로 전체 해외사업을 이끌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지난해엔 한국 시장뿐 아니라 중국,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서도 영업 실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안화 환율이 낮아서 발생한 이익 감소분 탓이 크다. 또 중국 역시 방한의류 판매가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이유로 일본에서의 매출도 5% 감소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간부는 한국 실적 부진과 관련해 닛케이에 "매장 폐쇄나 인력 감축은 예정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사업 전반에 대한 재편 등 구조 개편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신문은 짚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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