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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습 직전 사우디 국방차관과 비밀 면담…뒤늦게 공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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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는 사우디 국방차관 칼리드 빈 살만 왕자. [트위터 캡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는 사우디 국방차관 칼리드 빈 살만 왕자.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차관을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앙숙 관계로 이번 면담은 8일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를 공격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우디 국방차관인 칼리드 빈 살만 왕자를 면담했다. 칼리드 왕자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친동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칼리드 왕자는 만남 후 각자 트위터를 통해 중동 지역 정세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에서 "칼리드 왕자와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 우리는 무역과 군사, 유가, 안보, 중동 지역 안정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칼리드 왕자도 "무함마드 왕세자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중동지역 패권을 놓고 다퉈왔다.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을, 이란은 시아파 후티 반군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란과 각을 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실권자의 최측근을 만났다고 밝힌 건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백악관은 이번 면담을 사전 공지 없이 진행했다. 칼리드 왕자가 트위터를 통해 면담 사진을 공개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백악관 취재기자단은 "투명성이 결여됐다"고 항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외국 지도자의 면담은 적어도 대통령 공식 일정에 올라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존 칼 회장은 성명에서 "백악관보다 사우디 정부가 더 투명함을 가졌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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