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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부터 탄둔까지…한달 한 음악회로 클래식 '통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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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음악 공연장은 연중무휴다. 일 년 내내 크고 작은 공연이 이어진다. 작곡가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이라는 굵직한 이슈가 있지만, 베토벤을 빼도 볼만한 음악회는 많다. 한 달에 하나만 봐도 12편. 어떤 것을 놓치지 않아야 할까. 음악계의 1년을 꿰뚫을 수 있는 ‘한 달 한 음악회’를 콕 집어 추천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주목할만한 올해의 음악 공연 소개

1월-이지윤(바이올린)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지윤(28)은 약진하는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중에서도 단연 블루칩이다. 2018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의 450년 역사상 첫 여성 악장으로 종신 임명됐다. 특히 같은 해에 낸 코른골트ㆍ닐센 협주곡집은 민첩하고 촘촘한 움직임을 담아내며 실연을 궁금해하는 청중을 만들어냈다.
금호아트홀은 올해의 상주음악가로 이지윤을 선정해 네 번의 무대를 마련한다. 첫 무대인 16일엔 피아니스트 벤킴과 함께한다. 무엇보다 연주곡목이 자신만만하다. 야나체크ㆍ코른콜트ㆍ비트만 등으로 이지윤은 바이올린의 ‘최신 경향’을 선보인다.
1월 16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 전석 4만원.

2월-오스모 벤스케(지휘), 서울시향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사진 서울시향]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사진 서울시향]

2015년 지휘자 정명훈의 사임 이후 공석이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에 오스모 벤스케가 취임한다. 첫 연주를 놓치기는 아쉽다. 벤스케가 내건 제목은 ‘부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 5년동안 상임 지휘자가 없던 서울시향의 새로운 시대를 예감할 수 있다. 벤스케는 모국인 핀란드의 작곡가 시벨리우스 뿐 아니라 말러에도 공을 들이는 지휘자다. 자신이 맡은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2017년부터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을 진행 중이다. ‘부활’로 시작한 벤스케와 서울시향의 연주는 연중 이어진다. 5ㆍ8ㆍ11ㆍ12월 엘가, 본 윌리엄스,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베토벤을 연주할 계획이다.
2월 14일 오후 8시, 15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 1만~9만원.

3월-얍 판 츠베덴(지휘), 홍콩필

츠베덴과 홍콩필. [사진 프레스토 아트]

츠베덴과 홍콩필. [사진 프레스토 아트]

10여년 전만 해도 홍콩 필하모닉이 이렇게 연주하리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네덜란드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2012년 홍콩필을 맡은 후 오케스트라의 실력은 놀랍게 좋아졌다. 영국 그라모폰지는 2019년의 오케스트라로 홍콩필을 선정했다. 뉴욕필하모닉도 동시에 맡고 있는 츠베덴은 리허설 때 짧은 쉼표까지 모든 악보를 외워 지적할 정도로 꼼꼼하고 엄격한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처음으로 한국에 왔던 츠베덴과 홍콩필은 2년 만에 두 번째로 내한한다. 베토벤 교향곡 5번,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으로 협연자 없이 오케스트라 심포니만 이어간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ㆍ미국ㆍ유럽 투어까지 잡혀있는 떠오르는 오케스트라의 현재다.
3월 1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10만원.

4월-탄둔(작곡ㆍ지휘) 오페라

작곡가 탄둔. [사진 중앙포토]

작곡가 탄둔. [사진 중앙포토]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가장 화제가 될만한 작품이다. 영화 ‘와호장룡’의 음악으로 알려진 탄둔은 동양과 서양을 잇는 예술가답게 ‘붓다 수난곡’을 2018년 발표했다. 바흐 이래로 예수의 생애를 소재로 했던 ‘수난곡’이 탄둔을 통해 다시 만들어졌다. 드레스덴 음악축제, 뉴욕필, LA필, 멜버른 심포니가 공동으로 위촉한 작품으로 2018년 드레스덴에서 초연됐다.
한국 초연이다. 100분짜리 작품이고 바리톤ㆍ테너ㆍ소프라노ㆍ알토, 연기자, 합창단, 오케스트라가 필요한 대규모 음악이다. 작곡가에게 영감을 줬던 중국 둔황(敦煌) 동굴 속의 거대한 불상이 무대에 자리한다. 탄둔이 내한해 지휘를 맡을 예정이다.
4월 3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2만~10만원.

5월- 손열음(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 크레디아]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 크레디아]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독주회는 드물다. 그는 다른 악기와 함께 하는 실내악 무대에 자주 서고, 여름엔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하지만 국내 독주회는 2013년, 2016년 이후 4년 만이고 세 번째다. 마지막 리사이틀에서 영리한 조합으로 연주곡을 짰던 손열음은 이번에 슈만을 골랐다. 슈만 음반 발매와 더불어 여는 독주회다.
손열음은 평소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모차르트와 함께 슈만을 꼽아왔다. “보통 종잡을 수 없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이해가 쉬운 작곡가”라고 해왔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또한 올해의 화두를 슈만으로 잡고 10월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5월 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10만원.

6월-에스메 콰르텟(현악4중주)

에스메 콰르텟. [사진 중앙포토]

에스메 콰르텟. [사진 중앙포토]

2018년 한국의 여성 4명이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묵직한 작품을 연주했다. 슈베르트 현악4중주 D.887은 길고 난해한 곡이었지만 이들은 현악4중주 콩쿠르의 마지막 연주곡으로 선택해 집중력 있게 마쳤다. 결과는 우승. 팀을 만든 지 불과 2년 만이었다. 바이올린 배원희ㆍ하유나, 비올라 김지원, 첼로 허예은은 이렇게 ‘여성 4중주 시대’를 열었다. 이후 스위스 루체른,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 축제 등에 초청되면서 한국 현악4중주팀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번 무대는 한국 정식 데뷔다.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를 비롯해 진은숙의 현악4중주를 골라 한국의 여성 파워를 보여준다.
6월 9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4만ㆍ6만원.

7월-조성진(피아노)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 중앙포토]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 중앙포토]

음악 청중의 ‘티켓 대첩’이 다시 시작된다.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의 독주회가 예정돼있다. 2017년 조성진의 통영 독주회 티켓 1109장은 79초 만에 매진됐다. 이번 공연의 티켓 판매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독주는 지난해 통영 이후 1년 만이고, 전국 투어는 2018년 이후 2년 만이다. 매번 고심 끝에 연주곡목을 짜는 조성진은 이번에도 조심스럽게 새로운 곡들을 포함시켰다. 슈만의 유모레스크, 프랑크의 코랄과 푸가, 리스트 소나타 나단조다. 피아니스트가 반드시 거쳐야 할 작품이면서 무거움과 섬세함을 두루 포함한다. 조성진은 독주자뿐 아니라 협연자로도 10월 런던심포니, 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내한 무대에 함께 선다.
7월 7ㆍ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가격 미정.

8월-정명훈(지휘), KBS교향악단

지휘자 정명훈. [사진 중앙포토]

지휘자 정명훈. [사진 중앙포토]

지휘자 정명훈의 내한 주기가 짧아졌다. 2018년 그가 KBS교향악단을 지휘한 것은 20년 만이었다.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객원 지휘한다. 정명훈은 1997년 KBS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3년 계약했지만 1년 만에 사표를 내고 오케스트라를 떠났다. 이번 두 번째 무대에서 선택한 작품은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작품에 표제를 붙이는 데에 부정적이었던 베토벤이 드물게 남긴 제목이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협연자. 현재 세계의 많은 무대에서 초청되고 있는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가 베토벤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8월 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만~12만원.

9월-캐슬린 킴(소프라노), 김우경(테너)

소프라노 캐슬린 킴.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소프라노 캐슬린 킴.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두 성악가의 첫 듀엣 무대가 눈길을 끈다. 캐슬린 킴과 김우경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비롯해 세계 메이저 오페라 무대에서 각각 데뷔했던 성악가다. 하지만 함께 노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한 무대에 서는 이유는 오페라에 나오는 여러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다. 캐슬린 킴은 힘 있고 탄탄한 소리, 김우경은 섬세하고 젊은 음성이 트레이드 마크. 연주곡목은 미정이지만 두 소리가 만날 수 있는 오페라 노래는 많다. 공연엔 오케스트라가 함께할 예정이다.
9월 27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가격 미정.

10월-바흐 270

바흐 칸타타의 공연 장면. [사진 중앙포토]

바흐 칸타타의 공연 장면. [사진 중앙포토]

올해는 바흐 서거 270주기.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1685~1750)는 서양음악의 공식을 만들었고, 베토벤ㆍ슈만ㆍ쇼팽 같은 후배들은 그의 작법을 연구하며 실마리를 찾곤 했다. 서울국제음악제가 바흐의 270주기를 기리기 위해 개막작으로 바흐 무대를 마련했다. 바흐 뿐 아니라 비슷한 시대의 음악을 함께 배치한다. 평생을 교회 음악가로 봉직한 바흐는 늘 종교적이었다. 이번 무대도 서울의 대한성공회성당. 외부 소음의 문제가 없을 경우, 종교음악을 들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크리스틴 비트머(소프라노), 박승희(테너), 정민호(카운터 테너), 디트리히 헨셀(바리톤), 권민석(지휘), 바흐 솔리스텐 서울이 출연해 바흐 칸타타 140번 ‘눈 뜨라 부르는 소리 있도다’, 같은 제목으로 된 필리프 니콜라이(1556~1608)의 음악 등을 소개한다.
10월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대한성공회성당. 3만ㆍ5만원.

11월-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진 중앙포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진 중앙포토]

지난해 11월 서울을 찾았던 빈필이 꼭 1년만에 내한한다. 지난해엔 독일 음악의 계보를 잇는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과였고, 올해는 러시아의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함께 한다. 지휘자에 맞춰 연주 곡목도 러시아다.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으로 단번에 이해 가능한 게르기예프 스타일 해석을 들려준다. 역시 러시아의 자존심인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가 함께해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11월 3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8만~43만원.

12월-라보엠(오페라)

[오페라 라보엠]2003.12.17.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박종근 드레스 리허설

[오페라 라보엠]2003.12.17.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박종근 드레스 리허설

12월의 3부작 중 하나를 관람할 차례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 베토벤 9번 교향곡과 더불어 푸치니 ‘라보엠’은 12월의 단골 레퍼토리.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그대의 찬손’ ‘내 이름은 미미’ 등 유명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2년 만에 ‘라보엠’을 연말 무대에 올린다.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2018년 ‘마농’, 지난해 ‘윌리엄 텔’ ‘호프만의 이야기’로 국립오페라단과 함께했던 지휘자다. 성악가는 미정이다.
12월 10~13일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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