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에서는 반전시위가 동시다발로 열리고 있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공습으로 제거한 뒤 이란이 피의 복수를 다짐하자 미국에서는 반전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반전 단체들은 워싱턴DC,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등 80개 지역에서 시위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앞에서는 반전 시위대 1000여명이 "전쟁 반대"(No War)", "미군 이라크 철수", "세계 3차 대전 발발을 막자", "전쟁을 재선 전략으로 삼지 말라"는 구호를 외쳤다. 뉴욕 한복판 타임스 스퀘어에서도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반전조직 코드핑크의 메디아 핑크 이사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이 정도로 많은 인파가 시위에 몰린 것은 처음"이라며 "이라크 전쟁이 시작할 즈음과 비슷한 분위기가 빚어지자 젊은이들과 유색인종들이 대거 반전 시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반전 결의안이 발의됐다.
상원 외교위 소속 민주당 팀 케인 의원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추가적인 적대행위를 고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은 이란과 어떤 적대행위도 의회의 선전포고 또는 군사력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결의안이 공화당이 과반 의석인 상원에서 가결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작전을 위해 군사력을 투입하면서 사전에 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통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이 3일 이번 군사작전에 대해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관련법은 행정부가 군사적 조치 등을 취했을 때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하게 돼 있다.
워싱턴 반전 집회에서는 여배우 제인 폰다가 합류했다.
제인 폰다는 "젊은이 여러분들이 태어날 때부터 수행해온 전쟁은 모두 석유 때문이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더는 석유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목숨을 빼앗기고, 환경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인의 해외 군사개입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지난해 시카고의 국제문제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군사 개입이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 거라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