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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대전환" 외쳤던 김정은, 올핸 한국 언급 전혀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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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오른손을 든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오른손을 든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1일 북한 매체가 보도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 한국 관련 언급은 한 자도 없었다. 2019년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보여온 '통미봉남' 현상이 2020년에도 변화가 없을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노동당 전원회의 나흘 만에 종료 #1일 나온 결과 보도가 신년사 갈음 #'남·북 관계' 언급 한 번도 안해 #"한국 입지가 줄어든다" 우려 나와

김일성 주석이 1980년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일성 주석이 1980년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매년 신년사(공동 사설)에서 남북 관계와 통일 관련 발언을 한 항목으로 포함해 왔다.물론 올해 전원회의 결과(보고)가 신년사를 대신했다고 해서 신년사와 전원회의 결과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여섯 차례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가 의제로 오른 적은 없다. 이번에도 북한이 발표한 전원회의 의제에 올라있지 않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남북관계가 전원회의 의제에 오르지않을 만큼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뜻도 될 수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전원회의에서 다루지 못할 의제는 없고, 이번 결과 보도는 신년사처럼 폭넓은 내용을 담았다”며 “그럼에도 한국과 남북관계 언급이 없다는 건 북한이 현 정세에서 한국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9년 신년사는 올해와는 180도 달랐다. 북한은 지난해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낭독한 신년사에선 2018년을 ‘남북 관계 대전환’이 있었던 한 해로 평가하면서 2019년 새해를 앞둔 기대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70여년의 민족 분단 이후 본 적이 없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격동적인 해”라며 극찬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 해 동안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된 것은 전례가 없고, 남북 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실천방안으로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라고도 했다. 말미에선 “오늘의 좋은 분위기를 놓치지 말고 전 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인 통일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며 남북통일에 대한 의욕까지 내비쳤다.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소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소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8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을 맡았던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한 언론에 출연해 “남북 간에 레버리지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이 그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게 안타깝다"면서 "지금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기위해 정부가 다양한 해법을 찾아 북·미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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