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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중 환전'은 옛말…11% 수수료, 핀테크는 제로

중앙일보

입력

동남아는 이중 환전이 답이라고요?
몇푼 아끼자고 머리 아픈 스마트뱅킹 쓰고 싶지 않다고요?

이중 환전·신용 카드 사용은 옛말 #환전 vs 카드 vs 핀테크 전격 비교 #모바일앱으로 원스톱 환전 가능 #토스·트래블월렛 등 핀테크 강세 #체크카드 수수료 대부분 신용보다 비싸

동남아로 여행 가기 좋은 겨울 휴가철을 맞아 ‘멍청 비용’ 줄이는 꿀팁을 가져왔습니다.

베트남 푸꾸옥 해변. [사진 제주항공]

베트남 푸꾸옥 해변. [사진 제주항공]

달러보다 비싼 ‘동’

동남아 국가 중 한국인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휴양지는 베트남입니다. 태국과 필리핀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요.

하필이면 가장 인기가 좋은 베트남이 환전 수수료도 비쌉니다. 유통량이 많은 미국 달러를 살 때는 1~2%의 수수료를 무는 반면, 베트남 화폐 ‘동’을 살 때는 11%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10만원만 바꿔도 수수료 1만1000원을 내는 거죠. 필리핀 페소의 수수료는 10%, 태국 바트 수수료는 2~6% 내외입니다.

이 때문에 일단 ①한국 원화를 시중 은행에서 미국 달러로 바꾸고 ②베트남 현지에 도착하면 달러를 베트남 동으로 바꾸는 이중 환전이 필요하다는 사실, 동남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스마트폰 뱅킹을 이용해 달러 환전 수수료를 최대 90%까지 할인받을 수도 있죠.

인터넷 은행 예비 인가를 받은 '토스'의 프라임 회원제 소개 페이지. [사진 토스]

인터넷 은행 예비 인가를 받은 '토스'의 프라임 회원제 소개 페이지. [사진 토스]

핀테크, 무서워하지 마세요 

하지만 시중 은행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신생 핀테크 업체의 공격적인 할인 정책입니다.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받은 ‘토스’에서는 달러‧유로‧엔화의 환전 수수료가 0원입니다. 주요 통화를 도매로 떼온 가격 그대로 파는 겁니다.

무료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프라임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데요. 첫 달은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네요. 물론 환전 이후 바로 서비스를 해지하는 '체리피킹'도 가능합니다.

100만원으로 베트남‘동’환전했더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00만원으로 베트남‘동’환전했더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여행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 난 모바일 환전 서비스 ‘트래블월렛’도 소개해드릴게요. 트래블월렛을 이용하면 원→달러→동남아 현지화 이중 환전 필요 없이 원스톱으로 도매가 환전이 가능합니다. 한국 계좌에서 돈을 지불하면 현지 제휴 은행에서 바로 현지 화폐를 수령하는 방식입니다. 정신없는 출국장에서 번호표 뽑아 가며 돈을 바꿀 필요도 없는 거죠.

그래서 얼마나 싸냐고요?

트래블월렛 앱에서 100만원을 환전하면 2000만 베트남동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인천공항 입점 은행 중 베트남동 환전 수수료가 가장 싼 우리은행에서는 똑같은 100만원을 주고도 고작 1760만 베트남동을 받게 됩니다. 시중 은행에서 가장 수수료가 싼 신한은행에서는 1860동을 받을 수 있고요(전부 12월 30일 기준). 모바일 최저가 환전에 비해 공항 환전소는 12만원, 시중 은행은 7만원이 더 비싼 겁니다.

시중 은행 중 베트남 '동' 환전 수수료가 가장 싼(11%) 신한은행에서 환전 수수료를 30%우대 받은 가격(왼쪽)과 모바일 환전 서비스 '트래블월렛'의 가격(오른쪽) 비교. 트래블월렛이 7만원 싸다.

시중 은행 중 베트남 '동' 환전 수수료가 가장 싼(11%) 신한은행에서 환전 수수료를 30%우대 받은 가격(왼쪽)과 모바일 환전 서비스 '트래블월렛'의 가격(오른쪽) 비교. 트래블월렛이 7만원 싸다.

신용 카드 수수료, 이보다 쉬울 수 없다

신용카드와 환전 중에서도 환전이 유리합니다. 환전은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도매가인 ‘매매기준율’에 가까운 금액으로 해외 통화를 살 수 있지만, 신용카드는 이보다 비싼 ‘전신환매도율’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비싼 환율을 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여기에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사가 부과하는 수수료 1%에 한국 카드사에서 별도 부과하는 수수료 0.18~0.3%가 더해집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100만 베트남동을 한국에서 모바일 최저가로 환전하면 4만9900원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다낭에서 신용카드로 100만 베트남동을 긁은 뒤 한국에서 후불로 납부하게 되면 더 비싼 전신환매도율을 적용해 약 5만300원이 됩니다. 여기에 국제브랜드사 수수료 500원, 한국 카드사 수수료 100원이 붙어 최종 5만900원이 되는 거죠. 똑같은 100만동인데 1000원 차이가 나는 겁니다.

결국 베트남에서 총 100만원 어치의 물건을 신용 카드로 샀다면 최저가 환전에 비해 약 2만원을 손해 보는 겁니다. 1000만원을 썼다면? 20만원을 손해 보는 셈이죠.

물론 디테일을 따져보자면, ‘카바카’ 즉 카드마다 다르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해외 이용에 특화된 신용카드를 잘 이용하면 수수료를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신한 에어1.5카드의 경우 해외 사용분에 대한 마일리지 적립률이 국내 사용분의 두배입니다. 해외 사용 금액의 1.18%를 수수료로 물겠지만, 국내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보다 두배 많은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는 거죠.

체크카드는 어떻냐고요?

(일반적으로) 더 비쌉니다. 한국 카드사에서 해외 결제 건당 약 600원의 수수료를 청구하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는 결제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매기지만 체크카드는 대부분 결제액을 불문하고 거래 건당 0.5달러의 정액 수수료를 매기는데요. 1000원짜리 캔 콜라 하나를 사도 수수료 600원을 내야 한다는 겁니다(!). 정액 수수료를 매기지 않는 신한카드 역시 자사 신용카드에는 0.18%의 수수료를 매기는 반면 체크카드에는 이보다 비싼 0.2%의 수수료를 매깁니다.

그렇다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긴 어렵습니다. 하나비바플러스 체크카드, 우리 FC EXPRESS 체크카드 등 해외 특화 체크카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이 카드를 쓰면 비자·마스터사에 내는 수수료는 물론, 0.5달러의 자체 수수료도 면제됩니다. 즉, 신용카드보다도 더 싼 값에 해외 가맹점 결제가 가능한 거죠.

해외에서 ATM을 쓸 수도 있겠죠?

네, 맞습니다. 하지만 ‘3중 수수료’를 문다는 사실은 알아두세요. ▲ATM 운영사에서 청구하는 수수료 ▲비자·마스터 등 국제브랜드사에서 청구하는 수수료 ▲한국 카드사에서 청구하는 수수료가 그것이죠. 특히 한국 카드사 자체 인출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건당 3달러, 즉 3500원입니다(...). 단돈 만원을 뽑아도 말이죠.

물론 국제 브랜드사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EXK카드, 카드사별로 자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체크카드도 있습니다. 카드사별로 해외 사용에 특화된 카드를 하나쯤 발급하고 있으니 카드사 해외 수수료 안내 페이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수수료 우대' 와닿지 않으신다고요?

미국 달러를 예로 들어볼까요. 은행 창구에서 1000달러를 환전한다고 치겠습니다. 한화 약 117만6000원이 필요합니다. 반면 스마트폰 뱅킹으로 90% 수수료 우대를 받는다면 115만8000원에 달러 구매가 가능합니다. 2만원을 아낄 수 있는 거죠.

이렇게 할인을 많이 받을수록 환율은 ‘매매기준율’에 수렴하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현찰 사실 때’의 환율이 소매가라면, 매매기준율은 은행이 소매 마진을 남기지 않는 도매가, 즉 원가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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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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