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개선세 꺾였다…물가상승 기대는 바닥

중앙일보

입력

가계의 소비심리가 다시 꺾였다. 향후 가계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가계가 늘어난 탓이다.

소비자심리지수 0.5포인트 하락 #생활형편, 가계수입 전망 나빠져 #기대인플레이션율 4개월째 1%대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100.9)보다 0.5포인트 내린 100.4를 기록했다. C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2003~2018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CCSI는 올해 8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맞물리면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인 92.5까지 떨어졌다. 이후 빠르게 회복해 11월 100대에 올라섰지만 12월 다시 상승세가 꺾였다.

소비심리가 나빠진 건 6개월 뒤 생활형편이 지금보다 나빠질 거란 응답이 많았기 때문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생활형편 CSI는 92로 전달과 같았지만 6개월 후의 생활형편전망 CSI는 94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 CSI 역시 전달과 비교하면 1포인트 낮아졌다. 향후 가계 재정 상황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1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7%로 나타났다. 8월까지 2%대를 유지했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9월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다. 이후 4개월째 비슷한 수준이다. 1%대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보다 낮다. 이는 그리 좋은 신호가 아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처럼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향후 소비 위축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당분간 디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긴 어렵다는 의미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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