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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본사 앞에 놓인 5m 꽁초트리…'광고천재' 이제석 작품

중앙일보

입력

서울 대치동 KT&G 본사 앞에 담배꽁초로 만든 트리가 전시돼 있다. [사진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 대치동 KT&G 본사 앞에 담배꽁초로 만든 트리가 전시돼 있다. [사진 서울환경운동연합]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 국내 최대 담배생산 기업인 KT&G 본사 앞에 대형 담배꽁초 트리가 전시됐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직경 3m(미터), 높이 5m에 달하는 대형 담배꽁초 트리를 제작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KT&G 서울 본사 앞에서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전시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담배꽁초가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최대 오염원이라는 것을 충격적인 방식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담배 필터의 90%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김현경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유럽의회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이 함유된 담배 필터를 80% 감축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생산단계에서부터 (담배)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을 고려한 수거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그중 하나는 생산자 재활용 책임제도(EPR)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퍼포먼스를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124명이 한 달간 7만개 꽁초 모아 

서울 대치동 KT&G 본사 앞에 담배꽁초로 만든 트리가 전시돼 있다. [사진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 대치동 KT&G 본사 앞에 담배꽁초로 만든 트리가 전시돼 있다. [사진 서울환경운동연합]

이번 퍼포먼스는 이른바 ‘광고 천재’로 알려진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와 합작해 기획∙진행됐다. 10여 년 전부터 해외 광고제에서 상을 휩쓸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 대표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공익광고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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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초 트리 제작을 위해 124명의 자원봉사자가 담배꽁초 수거 및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간 7만여개가량의 꽁초를 모아 이색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 [중앙포토]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 [중앙포토]

작품의 제작과 설치에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이 대표는 “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처럼 흡연자 한 사람이 무심코 버린 작은 꽁초들이 쌓이고 쌓였을 때 얼마나 태산과 같이 거대한 재앙이 될 수 있는가를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환경운동가들과 머리를 맞대어 구상했다”고 말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시민들이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무단 폐기하지 않는 문화 확산, 기업의 생산 단계 시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을 고려한 사회적 책임, 정부의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PR) 품목 확대를 통한 담배꽁초 재활용 의무화 요구 등 담배꽁초의 플라스틱 개선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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