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난 文 "한반도 긴장, 한·중은 물론 北에 이롭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한국과 중국)은 물론, 북한에도 절대 이롭지 않다”며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4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중국 청두(成都)로 가는 중 베이징에 들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정상회담 이후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교류협력 확대도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ㆍ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들이 있었다”며 “한ㆍ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 하다”는 맹자의 말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한ㆍ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며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양자 관계가 보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북한을 염두에 둔 것이자,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어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고 양국의 공통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함께 양자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