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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 사상 광주 모텔 용의자 체포…투숙하던 객실에 방화 추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주광역시의 한 모텔에서 큰불이 나 1명이 사망하고 28명이 연기 흡입 등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불이 시작된 모텔 3층 객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용의자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1명 사망, 28명 부상 입어 병원 후송 #3층 용의자 투숙 객실에서 시작된 불 #경찰, 용의자 긴급 체포해 원인 조사 #중상자 중 부상 심해 사망자 늘 수도

22일 오전 5시45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5층 규모 A 모텔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25명이 사상했다.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오전 5시45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5층 규모 A 모텔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25명이 사상했다.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5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약 20분 뒤인 오전 6시 7분쯤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200여 명의 인력과 20대의 소방차를 투입해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 원인은 방화로 추정된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2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김모(39)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화재가 일어난 당시 3층 객실에 숙박하고 있었다. 김씨는 모텔에 숙박하던 중 자신의 방에 불을 질러 사람이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다.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시꺼멓게 탄 모텔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시꺼멓게 탄 모텔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김씨는 모텔에 혼자 투숙하고 있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라이터를 이용해 베개에 불을 붙인 뒤 이불로 덮어두고 밖으로 빠져나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경찰에 "짐을 챙기기 위해 다시 모텔로 돌아와 방문을 열었더니 갑자기 불이 크게 번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투숙한 방의 침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불탄 점을 확인하고 해당 객실의 투숙객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또 불이 심하게 난 방 창문으로 "화염이 분출하고 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점을 들어 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모텔 투숙객들은 화재가 일어난 뒤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화재 뒤 객실에서 빠져나간 김씨를 확인하고 긴급체포했다. 정신병력, 신변비관 자살 시도 등 김씨의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방화 원인을 추궁하고 있다.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로 훼손된 모텔 내부에 연기가 차 있는 모습. [연합뉴스]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로 훼손된 모텔 내부에 연기가 차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망자는 현재 1명이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화재가 발생한 모텔은 5층, 32개 객실 규모로 주말과 휴일을 맞아 숙박하던 손님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28명이 병원에 옮겨졌고 10명은 중상이다. 중상자 중 2명은 심정지 상태다. 사망자 1명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갑자기 불길이 거세게 일어난 탓에 투숙객들의 대피도 쉽지 않았다. 3층에서 시작된 불이 위층인 4~5층으로 번졌고 연기로 인해 투숙객 대피가 어려웠다. 4층에 숙박하던 일부 투숙객은 연기를 피해 창문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부상자 중 1명은 화재 당시 연기 때문에 비상계단으로 피하지 못해 4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뛰어내릴 때 모텔에 설치된 천막 위로 떨어져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부상자를 구급차로 이동하는 모습이 찍힌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 일부. [연합뉴스]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부상자를 구급차로 이동하는 모습이 찍힌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 일부. [연합뉴스]

불이 난 호텔은 화재를 알리는 자동화재탐지장치와 경보기는 설치됐지만 바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화재탐지장치와 경보기는 모텔 정상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3층에서 시작된 화재를 비롯해 구체적인 화재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화재 당시 투숙객이 많았기 때문에 모든 객실을 살피고 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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