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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분홍 추리닝 입고 온 사장님들…SK이노 '파격 송년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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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노맨 복장으로 송년회에 참석한 임원들. 왼쪽부터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차규탁 SK루브리컨츠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 [사진 SK이노베이션]

스키노맨 복장으로 송년회에 참석한 임원들. 왼쪽부터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차규탁 SK루브리컨츠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임원들이 트레이닝복을 맞춰 입고 ‘파격 송년회’를 열었다.

대기업의 임원 송년회가 한 해 사업성과를 나누고 새해 경영 방향을 공유하는 진지한 주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추리닝 패션’은 이질적인 만큼 눈길을 끌었다.

140명 상사들 정장 벗고 경영 다짐

SK그룹의 에너지·화학 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 임원 140여명은 지난 13일 서울의 한 연회장에서 송년회를 열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차규탁 SK루브리컨츠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장을 비롯해 대부분 40~50대인 임원들은 아래위 빨강·파랑·분홍·보라색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지난 13일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임원 송년회 모습. [사진 SK이노베이션]

지난 13일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임원 송년회 모습. [사진 SK이노베이션]

‘젊고 착한 옷’에 임원들 호응

이 옷은 SK이노베이션 홍보 유튜브 동영상에 등장하는 4명의 신입사원 ‘스키노맨(SKinnoMan)’의 복장이다. 스키노맨 시리즈는 젊은 직원들의 튀는 감성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진솔한 내용이 사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전무급 임원이 ‘우리도 정장 말고 이거 입고 송년회를 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고, 임원들이 호응하면서 각자 한 벌에 2만씩을 내고 옷을 구입했다.

스키노맨 유튜브

스키노맨 유튜브

특히 이 트레이닝복은 SK이노베이션이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우시산’이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원사로 만든 친환경 제품이라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의미도 얹었다.

김준 사장 “행복은 구성원이 직접 키워가는 것”

행사장 분위기는 확실히 즐거웠다고 한다. SK의 상징색깔인 빨간색 옷이 많이 눈에 띄었지만 의외로(?) ‘핑크 감성’을 뽐낸 사람들도 많았다. 서로 같은 색상의 옷을 선택한 사람들끼리 사진을 찍거나 정장으론 드러나지 않는 ‘몸매 논평’도 오갔다.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연단에 올라 ‘스키노맨’ 사행시로 최태원 SK 회장이 전사적으로 강조하는 ‘행복경영’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스: 스스로의 행복, 키: 키워가는 행복, 노:노력하는 행복, 맨: 맨들어가는 행복’을 추구하자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이벤트로 볼 수도 있지만 평소 직장 내에서 다가가기 어려운 상사들이 신입사원들이 입는 옷을 입은 것은 권위를 탈피하고 새로운 관점을 갖겠다는 노력과 의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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