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 와중에 트럼프 '원맨쇼' 통했다…미시간선 "4년 더" 함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미국 미시간주 배틀 크릭에서 대선 유세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미국 미시간주 배틀 크릭에서 대선 유세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하원에 의해 탄핵당한 세 번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역사적인 하원 탄핵 표결이 진행된 18일(현지시간) 오후 8시 그는 미시간주 배틀 크릭에 있는 켈로그 아레나에 있었다.

미 하원, 18일 트럼프 탄핵소추안 가결 #트럼프, 미시간 유세서 "일자리 최대" #"도대체 이걸 왜 했는지…" 회의감? #"미친 낸시가 정치적 자살골 넣은 것 #하원 되찾고, 백악관 계속 차지할 것" #지지자들 "4년 더!" "4년 더!" 함성

이곳에서 2020년 대통령 재선을 위한 '미국을 계속해서 위대하게 (Keep America Great)' 선거 유세를 열었다. 마치 이종격투기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처럼, 화려한 음악과 청중 박수 세례 속에 트럼프가 손을 흔들며 등장했다.

워싱턴 하원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표결을 시작했을 때 그는 대선 유세 연설을 시작했다. 탄핵안이 가결된 시각, 트럼프는 일자리를 말했다. 수차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증시와 경제 순항을 이야기했다. 탄핵은 문제가 안 된다는 듯한 태도였다.

"미국 일자리가 계속 늘고 있다. 우리는 미시간 주민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특히 블루칼라 노동자 일자리가 가장 빠르게 늘었다. 흑인 실업률은 미국 역사상 가장 낮다."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얼마 전 경기 침체가 시작된다고 호들갑을 떨던데, 무슨 소리냐. 최근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내가 집권한 3년 채 안 되는 기간 증시는 133차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환호는 더욱 커졌다. 연설 초반 다소 잠긴듯한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특유의 손동작도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웃으면서 "탄핵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없다. 나라가 이렇게 잘 되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언급하며 "여러분의 직장이었던 자동차 공장의 32%가 멕시코로 옮겨갔다. 모두 민주당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18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스마트폰으로 대통령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18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스마트폰으로 대통령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연설 시작 후 30분이 지나 트럼프에게 하원 표결 결과가 전달됐다. 단상 위 트럼프는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읽었다.

"198대 229명이라…" 탄핵 사유 두 가지 중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한 표결 결과였다.

"공화당은 한 명도 예외 없이 우리를 뽑았다. 와~ 거의 200명이네. 우리는 공화당 의원을 단 한 명도 잃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 의원 세 명이 우리를 뽑았다." 박수가 다시 터져 나왔다.

트럼프는 본격적으로 탄핵을 거론했다. "우리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미국 민주주의를 해치는 것은 바로 민주당이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고 정의를 해치는 것도 민주당이다."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미친 낸시"라고 불렀다. "낸시가 정치적 자살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동의의 야유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그는 탄핵을 적폐의 거대한 음모로 봤다. "그들은 대통령을 여러분이 뽑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워싱턴 적폐(swamp·오물)들은 국민이 선출한 나를 거부(veto)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가 당선되기 전부터 나를 탄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트럼프는 미시간과의 인연을 엮어냈다. "아주 오래전 미시간에서 '올해의 인물(Man of the Year)'로 뽑힌 적이 있다. 그럴 때가 있었는데…도대체 이걸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대통령직에 대한 회의감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연설 후반이 되면서 트럼프 특유의 '원맨쇼' 같은 유세가 살아났다. 그는 "나는 하원도 되찾을 것이고, 백악관도 계속 차지할 것"이라고 말하며 내년 대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4년 더! (Four more years)" "4년 더!". 3만2000명 청중의 트럼프 지지 함성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