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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칭] 산타는 어떻게 알까요?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클라우스

중앙일보

입력

클라우스   [넷플릭스]

클라우스 [넷플릭스]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지긋지긋하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볼 뭐 재밌는 거 없나? 고민하는 분들께 이 작품, 추천합니다(혼자 보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가 올 겨울 크리스마스용으로 공개한 2D 애니메이션 <클라우스>인데요. 스토리 따뜻하고, 색감 예쁘고, 유머까지 갖춘 수작이죠. 아직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의심치 않는 아이가 있다면, 딱이고요. 어른들이 보기에도 유치하지 않은 신선한 스토리가 강점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크리스마스에 아이와 함께 볼 작품을 찾는다면
사라진 동심을 잠시나마 되찾고 싶다!

이런 사람에겐 비추천
크리스마스가 뭐죠? 먹는 건가요?
동화같은 이야기는 싫어!

편지 6000통을 배달하라!

'금수저' 주인공. 춥고 어두운 시골 마을로 쫓겨왔습니다.  [사진 IMDb]

'금수저' 주인공. 춥고 어두운 시골 마을로 쫓겨왔습니다. [사진 IMDb]

'왕립우편사관학교'라는 곳에서 우편배달부 교육을 받고 있는 제스퍼가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우편물 분류 과목에서 낙제, 비둘기 날리기도 실패, 취급주의 선물 운반도 제대로 못하는 문제학생이죠. 그럼에도 학교에 남아있을 수 있는 건, 우정공사 총재를 아버지로 둔 ‘금수저’였기 때문! 아들의 게으름을 보다못한 아버지는 어느날 제스퍼를 불러 경고합니다. ”스미렌스버그라는 북쪽 도시에 가서 1년 간 편지 6000통을 배달하도록 해라!  성공하지 못하면 상속은 꿈도 꾸지 마!"

울며 스미렌스버그에 도착한 제스퍼. 그런데 이 마을, 무시무시합니다. 오랜 전부터 앙숙이었던 크럼 가문과 엘링보 가문이 사사건건 싸우는 '분노와 다툼의 땅'이었죠. 삭막한 이 동네에서 편지 6000통이라니, 좌절하던 제스퍼는 은둔하는 산지기 클라우스를 찾아갔다가 집을 가득 채운 장난감을 보며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그래, 아이들을 꼬셔 보자. 클라우스에게 편지를 쓰면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하는거야!!

산타클로스는 왜? 

은둔하는 산지기 클라우스를 만났죠.  [사진 IMDb]

은둔하는 산지기 클라우스를 만났죠. [사진 IMDb]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클로스는 '선행왕'이었던 오래 전 성 니콜라스(St. Nicholas) 주교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누가 증명하겠습니까. <클라우스>는 과감하게 종교색을 버린 새로운 해석을 들려줍니다. 클라우스는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해 태어날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아내를 병으로 잃인 후 산 속에 틀어박혀 살고 있는 외로운 남자입니다.

제스퍼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착한 아이만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을 퍼뜨립니다. 깜짝 놀란 아이들은 선물을 받기 위해 착한 일을 하기 시작하죠. 남의 집 앞의 눈을 치우고, 넘어진 노인들을 도와줍니다. 그러면서 앙숙이던 두 가문이 조금씩 얽히기 시작하고, 분노만 가득하던 마을 분위기가 조금씩 변해 간다는 훈훈한 이야기.

'미션' 달성을 위해 아이들을 꼬셔 편지를 쓰게 하죠.  [사진 IMDb]

'미션' 달성을 위해 아이들을 꼬셔 편지를 쓰게 하죠. [사진 IMDb]

산타 의상의 기원이나 루돌프의 등장에 대한 해석도 재밌습니다. 산타의 옷은 장난감 만드는 일을 돕던 이 마을 소수민족의 전통 의상에서 비롯됐고, 설원를 뛰놀던 루돌프들은 클라우스의 꾐에 빠져 난데없이 썰매를 끄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산타의 빨간 옷이 음료회사 코카콜라의 마케팅에서 비롯됐다는 '팩트'보다 훨씬 낭만적인 해석 아닌가요.

2D 애니의 따뜻함 물씬 

실사보다 더 실사같은 3D 애니메이션이 대세지만, <클라우스>는 2D를 선택했습니다.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인만큼 '손으로 그린 그림'의 느낌을 택한 거죠. 알록달록 크리스마스 풍경과 통나무집의 따뜻한 불빛 등이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팔과 다리가 가는 캐릭터들은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어떤 작품을 떠올리게 할 텐데요. <슈퍼배드> 시리즈의 크리에이터이자 각본을 맡았던 세르히오 파블로스가 연출과 각본을 담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하' 하실 겁니다.

마을의 험악한 분위기는 점점 변해갑니다.  [사진 IMDb]

마을의 험악한 분위기는 점점 변해갑니다. [사진 IMDb]

심오까지는 아니지만 철학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클라우스는 조금씩 변해가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선한 행동은 또 다른 선한 행동을 낳는 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상속을 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던 제스퍼는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움직이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죠. 인간의 선의를 믿지 않던 제스퍼가 산타클로스의 탄생을 지켜보며 점차 '착한 마음의 힘'에 동화되어가는 성장담으로도 읽힙니다.

크리스마스 정도만큼은 이런 따뜻한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겨보는 것도 괜찮겠죠.  안그래도 너무 추운 계절이니까요.


제목  클라우스(Klaus, 2019)
감독  세르히오 파블로스
출연  제이슨 슈워츠먼, 러시다 존스
등급  전체관람가
평점  IMDb 8.4 에디터 꿀잼


와칭(watc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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