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처럼…엄홍길 대장이 23년간 지니고 다닌 이 보석

중앙일보

입력 2019.12.12 11:00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31)

승리를 상징하는 보석이 있다. ‘행운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12월의 탄생석 터콰이즈(turquoise). 터키석이라고도 불린다. 다이아몬드는 투명함이 아름다움의 기준이지만 터콰이즈는 겉으로 보기에 불투명하다. 터콰이즈의 색상은 하늘색부터 녹색으로도 보이는 파란색까지 다양하다. 다른 보석들과는 사뭇 다른 묘한 분위기의 아름다움을 지닌 보석이다.

터콰이즈라는 이름은 13세기 초부터 사용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름은 터키석이지만 터키에는 터키석이 나지 않는다. 터키석의 산출지는 고대 이집트다. 터키를 경유해 유럽에 전해지는 바람에 터키석이란 이름이 붙었다. 터키석(터키의 돌·Turkish stone)은 프랑스어 ‘Pierre turquoise’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페르시아어로는 ‘페로자(Ferozah)’였고, 페로자가 바로 승리를 의미하기에 행운의 보석으로 통해 왔다.

터콰이즈의 색상은 하늘색부터 녹색으로도 보이는 파란색까지 다양하다. 다른 보석들과는 사뭇 다른 묘한 분위기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사진 쇼메]

터콰이즈의 색상은 하늘색부터 녹색으로도 보이는 파란색까지 다양하다. 다른 보석들과는 사뭇 다른 묘한 분위기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사진 쇼메]

터키석의 산출 역사는 고대 이집트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900년경 이집트 여왕의 무덤에서 발굴된 미라의 손목에서 금과 터콰이즈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팔찌가 발견된 적도 있다. 이 팔찌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보석 장신구로 기록되어 있다.

고대 이집트의 유물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인 ‘투탕카멘의 마스크’에서도 터키석을 볼 수 있다. 투탕카멘은 BC 1361년 9세의 나이로 이집트의 파라오에 등극했다. 18세에 사망할 때까지 9년간 재위했는데 투탕카멘의 무덤은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나일 강 서안의 ‘왕들의 계곡’에서 발견했다. 도굴되지 않은 유일한 이집트 왕릉이었다.

투탕가멘 황금 마스크. [중앙포토]

투탕가멘 황금 마스크. [중앙포토]

터키석을 메인 스톤으로 한 아프리카의 보물 컬렉션. [사진 쇼메]

터키석을 메인 스톤으로 한 아프리카의 보물 컬렉션. [사진 쇼메]

발굴 당시 투탕카멘의 무덤에선 일상용품과 호화찬란한 금은보화가 장식된 장신구 등의 무수한 보물이 나왔다. 게다가 이 무덤에는 110㎏짜리 황금관 속에 황금 마스크를 쓴 왕의 미라가 들어 있었다. 황금 마스크는 유물 중 가장 호화로운 것이었고, 미라의 머리와 어깨를 덮고 있는 순금으로 무게가 11㎏이나 됐다.

마스크에는 왕을 상징하는 장식이 다양하게 있었다. 머리 수건, 이마에 있는 코브라와 독수리, 길게 내려온 가짜 수염 등이 이집트 왕으로서 투탕카멘의 역할을 상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왕의 상징물에 파란색의 터키석, 붉은색을 띠는 보석 등이 세공되어 있고 눈에는 석영. 눈동자에는 흑요석을 장식했다. 이 마스크는 투탕카멘 묘에 매장된 다른 보물들과 함께 카이로의 이집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현대 들어 터키석의 실제 주요산지는 러시아, 이란, 미국, 중국, 아프가니스탄 등이 대표적이다. 상질의 터키석은 수천년간 보석과 장식용으로 취급되었지만, 최근에는 좋은 등급의 합성 보석들이 많이 유통되면서 보석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졌다.

엄홍길 대장은 히말라야 천연 원석으로 만들어진 터키석 목걸이를 늘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사진 MBC 라디오스타]

엄홍길 대장은 히말라야 천연 원석으로 만들어진 터키석 목걸이를 늘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사진 MBC 라디오스타]

고대보다 가치는 평가 절하되고 있지만, 성공과 승리를 상징하는 보석인 만큼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성공과 행운을 위해 터키석이 세팅된 주얼리를 몸에 지니기도 하고, 지난 10월 말 TV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멋이 아닌 부적’이라며 터키석과 산호석이 세팅된 목걸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엄홍길 대장은 히말라야 천연 원석으로 만들어진 터키석 목걸이를 늘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히말라야 원주민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는데 1996년부터 무려 23년간 목걸이를 잠시도 벗지 않았다고 한다. 엄홍길 대장은 지난 2005년 한 인터뷰에서 목걸이가 사람의 눈을 닮았다고 했다. 사람의 눈처럼 만든 이유는 예지력으로 목걸이를 걸고 있는 사람을 지켜준다는 의미라고 한다. 파란색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의미까지 지닌 보석이 바로 12월의 탄생석인 터키석이다.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