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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언론상' 임은정 "누명 벗겨질 거란 확신으로 하루하루 견뎌"

중앙일보

입력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연합뉴스]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연합뉴스]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제18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9일 ‘2019 송건호 언론상’ 수상자로 임 부장검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는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를 수상자로 선정한 데 대해 “조직의 현실을 공개하며 검찰 문제를 시대의 화두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의 오랜 침묵을 깬 그의 신념이, 제도권 언론이 숨죽이던 시절 저항언론 운동을 이끌며 ‘참다운 말의 회복’을 추구했던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상 소식을 전하며 “보잘것없는 제가 청암 선생님을 기리는 영광스러운 큰 상을 받는 게 주제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욱 험한 것을 알기에 큰 상에 담긴 위로와 격려를 덥석 받는다”며 “청암 선생님의 삶을 흉내 내며 앞으로 더욱 씩씩하게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해야 할 말을 하도록, 그리고 말에 그치지 않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임 부장검사는 또 내부고발자로서 속한 조직을 비판하는 것이, 동료들로부터의 오해와 비난이 즐거울 리 없다고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시간은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을 거르는 체와 같아서 결국 지금의 누명이 벗겨질 거란 확신으로 하루하루를 견딥니다만 버겁다 싶을 만큼 고단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표 쓸 생각은 전혀 없지만 제 그릇에 넘치는 기대와 비난에 수시로 방전되어 쉬고 싶단 생각이 불쑥불쑥 들긴 한다”며 “그런 제게 앞서 걸어가는 선배들이 뒤를 돌아보며 ‘힘들지? 혼자가 아니야. 기운 내고 계속 함께 가자’ 수상 통보를 받았을 때 그렇게 도닥여주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2002년 제정된 송건호언론상은 언론인의 정도를 지켰던 고(故) 청암 송건호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청암언론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상이다.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거나 언론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평가받은 개인 또는 단체에 주어진다.

지금까지 위르겐 힌츠페터, 손석희, 변상욱 등 언론인과 강준만, 한홍구, 김동춘 등 학계 인사, 단체로는 민주언론시민연합, 동아투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옥천신문 등이 상을 받았다.

올해 시상식은 17일 오후 6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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