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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린 잃을게 없는 사람들"···트럼프 향해 대놓고 도발 협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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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자신들은 “잃을게 없는 사람들”이라며 미국을 향해 도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였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당 부위원장 겸)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이 더이상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없는 우리의 자존과 우리의 힘, 미국에 대한 우리의 분노만은 뺏지 못할것이다. 미국이 조선(북한)에 대하여 너무도 모르는 것이 많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엔진 연소 실험(7일)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 대한 반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김영철(오른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당 부위원장 겸)이 지난 6월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함께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영철(오른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당 부위원장 겸)이 지난 6월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함께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북한은 “트럼프가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놀랄 것”이라며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북한)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말까지 남은 시간동안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압박인 동시에, 대놓고 도발에 나서겠다는 예고인 셈이다.
실제 김영철은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 협박성 표현들을 골라보는 것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며 “미국이 용기가 없고 지혜가 없다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미국의 안전위협이 계속해 커가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안전위협 지켜보는수 밖에 없을것" 대놓고 위협 #"만약~"이라는 조건부, 김정은 위원장 카드는 남겨놔 #적대시 정책 철회 압박이자, 도발 명분 쌓기용 분석

특히 북한은 지난 5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라고 지칭했는데, 이날 역시 “망녕(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다. 트럼프가 매우 초조해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다.
김영철은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지만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며 “물론 자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없었다”고도 했다.

또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의 말폭탄 수위가 높아지고,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 등 실제 도발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한반도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단, 북한이 여전히 “만약~”이라는 조건부를 달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 변화’를 주문하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도발하겠다는 명분 쌓기용이라는 지적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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