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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가 효자…수익성 자신하는 현대차, '믿는 구석'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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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현대차그룹이 1년 만에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시장의 견조한 성장을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린에 있는 현대차 딜러샵 전경. [EPA=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현대차그룹이 1년 만에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시장의 견조한 성장을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린에 있는 현대차 딜러샵 전경. [EPA=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까지 영업이익률 8% 달성을 목표로 내놨다.

지난해 3분기 ‘어닝쇼크’(예상치를 벗어난 실적 악화) 때 1%대 영업이익률을 거뒀고,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2.5%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공격적인 목표다. 현대차그룹의 ‘믿는 구석’은 어딜까. 그룹 안팎에선 수익 향상의 키(key)를 쥔 건 미국시장이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미국시장 판매가 감소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쏘나타 등 주력 차종 판매가 두 자릿수로 줄었고, 시장 트렌드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부족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당했다.

불과 1년 반만에 현대차그룹의 미국시장 실적은 극적으로 반등했다. 반등에는 이유가 있다. 수익 개선을 자신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현대차그룹 북미 시장 공략의 상징적 모델이다. 불과 1년 전까지 SUV 라인업 부재로 현대차그룹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 기아자동차]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현대차그룹 북미 시장 공략의 상징적 모델이다. 불과 1년 전까지 SUV 라인업 부재로 현대차그룹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 기아자동차]

SUV 부스터 효과 11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6만601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나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 역시 5만504대로 12%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상전벽해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417대가 팔렸던 제네시스는 2167대가 판매됐다. 증가율로 따지면 420% 신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SUV 라인업의 확충이다. 현대차는 2018년 싼타페를 시작으로 펠리세이드·코나·신형 투싼 등을 내놨고, 중형~소형에 이르는 SUV 라인업을 모두 채웠다. 기아차 역시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쏘렌토·스포티지·니로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늘렸다. 11월 현대·기아차의 SUV 판매 비중은 55%로 절반을 넘겼다.

많이 남기고 판다 대당 판매가가 높은 SUV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도 늘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고질적인 판매촉진비(인센티브)가 줄어들면서 ‘많이 남는 장사’가 가능해졌다. 전통적인 ‘박리다매’ 전략을 수정할 여지가 생겼단 의미다.

지난해 이후 현대차그룹은 미국시장의 인센티브 정책을 전면 개편했다. 덜 팔릴 땐 할인이나 추가 혜택을 제공해 마진을 줄여야 했지만 잘 팔리니 굳이 ‘출혈 경쟁’에 나설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제 살 깎아 먹기’식 인센티브 중심의 판매정책이 바뀌면서 수익성은 개선됐다. 대당 평균가격도 올라갔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오른 대당  2만4817달러, 기아는 8.8% 오른 2만4720달러에 팔았다.

1년만에 미국 시장서 반등한 현대·기아차. 그래픽=신재민 기자

1년만에 미국 시장서 반등한 현대·기아차. 그래픽=신재민 기자

딜러망 정리됐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미국시장에 선보이면서 현대차그룹의 딜러망은 엉망진창이 됐다. 기존 현대차 딜러들이 제네시스 딜러망 구축에 반대하면서 브랜드 차별화는 물론 기존 판매망도 제 역할을 못했다.

지난해 이후 제네시스 독자 딜러망 구축이 가시화하면서 부담도 줄었다. 올해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G70은 11월 한 달 동안 1153대나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8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800% 넘는 성장세다.

내년 전망도 긍정적 변수가 많지만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익성 개선을 자신하는 이유다. 현대차가 투입한 신형 쏘나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베뉴 등 신규 SUV 라인업도 추가됐다.

기아차 역시 전통의 베스트셀러인 쏘울이 인기를 끌고 스포티지·세도나(한국명 카니발) 등 레저용차량(RV)의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제네시스 역시 내년 신형 G80이 투입되고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이 가세하면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은 그룹 전체의 성장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이 영업이익률 개선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은 데엔 미국 시장의 극적인 반전이 있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달 800% 대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201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G70. [사진 제네시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달 800% 대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201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G70. [사진 제네시스]

SUMMARY

· 현대차그룹 수익 목표치 향상은 미국시장의 성장이 배경
· 대당 판매가격 높은 SUV 라인업 확충 → 마진 증가
· 성공적인 현대차-제네시스 딜러망 분리
· 신차 투입은 긍정적인 향후 전망의 근거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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